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07-29 14:56:51
청소년 흡연이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여학생들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일반담배(궐련)를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 음주 경험 역시 상급 학년이 되면서 늘어나는데 절반 가까이가 가족이나 집안어른의 권유로 술을 처음 마시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한 ‘청소년건강패널조사’ 1∼6차(초6∼고2) 통계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19년 당시 전국의 초등학교 6학년 5051명을 건강 패널로 구축하고 2028년까지 10년 간 이들의 건강행태 변화 양상 등을 추적하는 사업이다. 이번 조사는 1~6차 연도 모두 참여한 38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흡연를 비롯해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등 건강 행태를 조사해 누적 분석한 자료다.
조사 결과 남학생의 담배 제품별 현재 사용률은 고등학교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진학할 때 궐련은 2.12%에서 5.50%로 증가했으며, 액상형 전자담배(.19%→3.57%)와 궐련형 전자담배(0.65%→1.67%)의 사용률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여학생의 담배 제품별 사용률의 경우 역시 궐련은 1.19%에서 1.33%로 늘어났으며, 액상형 전자담배(0.94%→1.54%)와 궐련형 전자담배(0.24%→0.32%)도 각각 증가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남녀 학생의 담배제품 사용률이 모두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남학생은 여전히 궐련을 선호했지만 여학생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이 궐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미국의 고등학생 1순위 담배 제품이 2014년부터 궐련에서 액상형 전자담배로 변경된 사례에 비춰보면 국내에서도 여학생에 이어 남학생의 액상형 전자담배 선호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의 금연 시도도 적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의 금연 시도 경험은 50.2%로, 궐련 흡연자(75.1%)를 크게 밑돌았다. 남학생(53.8%)보다 여학생(41.6%)의 금연 시도 경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 의도 역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30.0%로 가장 낮았다. 청소년들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올바른 인식과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 필요한 대목이다.
술을 한 모금이라도 마셔본 적 있다는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36.4%에서 고등학교 2학년 60.8%로 증가했으며 술을 한 잔 이상 마셔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 7.5%에서 고등학교 2학년 33.7%로 높아졌다. 현재음주율은 초등학교 6학년 0.7%에서 고등학교 2학년 8.3%로 늘어났다. 술을 처음 마신 이유는 명절 차례 후 음복 문화 등으로 인한 가족 및 집안 어른의 권유가 절반 가까이(48.9%)에 달했다. 맛이나 향이 궁금해서(19.7%), 물 등으로 착각해 실수로(8.2%), 친구가 마셔보라고 해서(6.7%) 등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 음주의 시작이 개인의 호기심보다 가족과 집안 어른의 권유가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식생활 습관은 초6에서 고2로 진급할수록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17.9%→33.0%), 주3회 이상 패스트푸드 섭취율(20.9%→32.1%), 주3회 단맛음료 섭취율(50.9%→66.6%)은 늘어나고 1일 1회 이상 과일섭취율(35.4%→15.5%), 1일 3회 이상 채소 섭취율(18.0%→6.8%), 1일 1회 이상 우유 및 유제품 섭취율(45.7%→18.4%)은 줄어든 것이다.
부모와 매일 식사한다는 비율은 초등학교 6학년은 66.3%였지만 고교 2학년은 22.2%로 급감했고, 건강습관관 관련한 대화를 자주 한다는 응답도 초등학교 6학년 58.4%에서 고등학교 2학년 37.7%로 감소하는 등 건강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악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