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11-09 16:21:16
“오~케이! 쌔리라!”
‘아시아의 거포’ 강만수와 강두태, 명장 신치용의 연고지 부산에서 남자 프로배구 시대의 막이 올랐다.
올 시즌부터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긴 부산 OK저축은행 읏맨 프로배구단은 9일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관에서 전통의 강호 대한항공을 상대로 2025-2026 진에어 V-리그 부산 홈 개막전을 치렀다. 치열한 접전 끝에 1-3(22-25 20-25 25-23 22-25)으로 패했지만 뜨거운 열기는 부산을 달구고도 남을 정도였다.
부산은 1980년대 아시아 배구를 호령했던 강만수와 강두태 그리고 삼성화재의 황금기를 열었던 신치용 전 감독(이상 성지공고 졸업)의 도시다. 배구가 낯설지 않은 이유다. 그래서 이날 경기는 오후 2시 시작됐지만 낮 12시부터 배구 팬들이 경기장에 몰려드는 바람에 인근 체육공원로는 자동차로 혼잡을 빚었다. 주차장 사정도 다르지 않아 빈자리를 찾으려는 경쟁이 치열했다.
경기가 시작됐을 때 4000석 규모의 강서체육관 관중석에서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주황색 OK 읏맨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채웠다. 대한항공 선수들을 응원하러 온 대한항공 부산지점 직원들도 단체응원을 펼쳤다. 새 배구단을 환영하기 위해 말끔하게 정리된 경기장은 쾌적했다.
개막식에는 OK 읏맨 배구단 최윤 구단주는 물론 박형준 부산시장, 김형찬 강서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박 시장이 ‘부산 배구 시대’ 개막을 선언하자 경기장 안에는 오색 종이가 날렸다. 최 구단주, 박 시장 등의 이벤트 서브에 이어 선수단 소개가 이어졌다. 사회자가 ‘BUSAN(부산)’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 이름을 하나씩 외치자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다.
경기가 시작돼 디미트로프가 블로킹으로 첫 포인트를 따내자 폭발적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랠리 끝에 상대 스파이크에 첫 실점했지만 오히려 큰 격려 박수가 이어졌다.
사직야구장에서 들을 수 있었던 ‘쌔리라’가 응원 문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타임아웃 때는 각종 이벤트가 진행돼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경기 내내 “오케이, OK” “오~케이 쌔리라” 함성이 이어지기도 했다. OK 읏맨이 3세트를 따내자 경기장에는 ‘부산 갈매기’ 합창이 울려 퍼졌다.
OK 읏맨은 1세트 초반 1~2점 앞서 나갔지만 범실이 이어지면서 10-10 상황에서 연거푸 점수를 내줬다. 1세트에 각각 8점을 뽑은 상대 러셀과 정지석의 강타를 막지 못해 점수는 17-22로 벌어졌다. 전광인의 오픈 공격과 박창성의 서브 득점에 상대 미스까지 더해 22-24으로 추격했지만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22-25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초반에는 6-7로 접전을 벌였지만 러셀에 연거푸 실점하며 7-10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후 계속 5~6점 차이로 뒤지다 정지석의 강타를 막지 못하고 20-25로 패했다.
OK 읏맨은 3세트에서는 14-14 동점일 때 전광인의 블로킹과 디미트로프의 오픈 공격 등으로 점수를 빼내 18-15로 앞서나갔다. 상대 오픈 공격에 연거푸 실점해 23-23 동점을 허용했지만 디미트로프의 연이은 오픈 공격으로 25-23으로 이겨 한 세트를 만회했다.
OK 읏맨은 4세트 10-10 동점에서 차지환의 오픈 공격과 이민규의 블로킹, 디미트로프의 백어택, 박창성의 속공으로 점수를 뽑아 14-11로 앞서 나갔지만 이후 러셀의 공격을 막지 못해 결국 22-25로 역전당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