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지대 운영 ‘의료버스’, 오히려 건강 취약지에 덜 갔다 [함께 넘자 80세 허들]

작년 수영구 남천1동 33회 운영
사상구 모라3동 2회 등과 대조
시 “올해부터 취약지 선정해 운영”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2026-01-18 19:30:00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해 부산시가 도입한 찾아가는 의료버스가 사망률이 높거나 의료 서비스를 제때 받지 못한 잠재적 건강 취약지에 오히려 적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빅데이터 분석으로 올해부터 건강 취약지 위주로 운행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18일 〈부산일보〉가 지난해 부산시가 복지관, 경로당 등 기관 요청을 받고 의료버스 5대를 운행한 실적을 읍면동별 기준으로 분석해보니, 의료버스가 가장 많이 운영된 곳은 수영구 남천1동(33회)이었다. 지역사회건강조사 '2020~2024년 읍면동별 미충족의료율'에서 미충족의료율이 가장 높았던 북구 금곡동(25.2%)에는 남천1동의 절반인 14회 운영에 그쳤다. 본보가 건강사회복지연대와 함께 분석한 읍면동별 표준화사망률 기준으로 부산에서 가장 수치가 높았던 사상구 모라3동은 고작 2회 운영했다.

2022년부터 시행된 의료버스는 산복도로 주민 등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찾아가 진료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에는 부산 4개 병원의 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 등 의료진이 혈압, 체온, 산소포화도 측정 등 진료를 제공했다.

병원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다수 확인됐다. A병원 의료버스에서 검진받아 고혈압·당뇨 의심 등으로 병원 방문을 권유받은 인원은 460명이었으나 실제 병원을 찾은 인원은 54명(11.7%)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미충족의료율만으로 의료버스 운행 노선을 정하기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지역 간 건강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현재 의료버스 운행 방식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산 지역의 한 의과대학 교수는 "미충족의료율은 경제적·시간적 여건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분석 방법에도 논란이 있어 운행의 절대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며 "다만 합리적 기준을 갖고서 건강 취약지를 중심으로 운행할 필요가 있고, 의료 접근성 해소를 위해 현재 체계가 적절한지 재검토하고 다른 형태의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아대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는 "의료버스는 간단한 진단까지만 가능해 질환을 치료할 수 없다"며 "의료기관과의 실질적인 연계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의료 취약계층을 찾기 위해 복지관과 경로당의 요청을 받아 운행 노선을 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부터는 만성질환자 정보와 지역별 의료기관 이용 패턴 등 지표를 활용해 부산 125개 동을 건강 취약지로 선정하고,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운행을 확대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보건위생과 관계자는 "올해부터 치매안심센터과 병원 연계를 시작한다"며 "사회복지기관과 협업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준현·손혜림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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