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6-02-24 17:15:31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앞)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 '전남광주 통합법'을 여당 주도로 처리를 하려하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여당이 3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던 행정통합 특별법이 결국 전남광주 1곳만 처리되는 수순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24일 지역 반발이 거셌던 충남대전은 물론 대구경북 특별법까지 ‘처리 보류’를 전격적으로 결정하면서다. 여야의 입법 대치 상황을 감안하면 6·3 지방선거를 통한 ‘통합특별시’ 출범은 전남광주를 제외하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3개 법안 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만 처리했다. 앞서 민주당은 시도지사 등 지역 내 반대가 거셌던 충남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2개 특별법안은 일괄 처리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대구경북도 최종적으로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반대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법안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이에 같은 당 소속인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전남광주를 먼저 통합하고, 시간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전남광주 특별법만 표결에 부쳤다. 국민의힘은 “행정통합이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할 문제냐”며 거세게 항의하며 거수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이날 대구경북 특별법 처리 보류는 예상 밖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롯해 대구·경북(TK) 정치권 다수가 법안 처리를 찬성해왔고, 민주당도 전날까지 처리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시의회가 최근 통합 특별법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등 지역 내 반발이 확산되고, 범여권 내부에서도 졸속 처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민주당도 신중 처리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진보 성향 야4당은 이날 “행정통합의 졸속 추진은 심각한 갈등과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며 충분한 심사 기간이 필요하다는 공동 입장문을 냈다. 일각에서는 여권이 지방선거 전략과 연계해 추진한 충남대전 통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민의힘 핵심 기반인 대구경북 특별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이날 법안 처리가 무산되자 국민의힘 TK 의원들은 나경원 의원 등 당 소속 법사위원들에게 “왜 반대했느냐”고 항의하고, 나 의원은 “민주당이 우리 핑계를 대는데, 애초부터 광주전남만 해주려 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보류한 대구경북, 충남대전 특별법의 2월 국회 내 처리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날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가동하면서 추가적인 법안 처리 여지는 좁아진 상태다.
한편 ‘공천헌금 1억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강선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재석 263명 중 찬성 164명, 반대 87명, 기권 3명, 무효 9명으로 통과됐다.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로 강 의원의 구속 여부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