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6-03-30 16:40:04
서울 여의도 HMM 본사. 연합뉴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이 이사회를 열고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한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했다. 오는 5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확정되면 본사 이전도 최종 결정된다. 산업은행 등 정부 지분이 70%가 넘는 만큼 무난한 통과가 예상돼 사실상 부산 이전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와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HMM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본사 이전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현행 정관상 본점 소재지가 서울로 규정돼 있어 부산 이전을 위해서는 정관 개정이 불가피했다.
이사회는 이날 본사 이전의 최종 관문인 임시 주총 개최일도 5월 8일로 확정했다. 산업은행(35.42%)과 한국해양진흥공사(35.08%)의 지분율이 총 70.5%에 달하는 만큼, 안건 상정 시 무난한 통과가 유력하다.
이번 정관 개정은 이사회 재편 이후 단 나흘 만에 이뤄졌다. HMM은 지난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산대 박희진 부교수와 법무법인 세종의 안양수 전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부산 지역 학계 인사와 최대주주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부산 이전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애초 노조는 사측이 다음 달 중 임시 이사회를 열고 정관 개정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사측은 예상보다 빨리 이사회를 열고 본사 이전에 속도를 냈다. 이날 노조는 약 50명의 조합원을 동원해 회의실과 대표이사 집무실을 봉쇄하며 이사회 개최를 저지하려 했지만, 회사 측은 온라인 회의로 전환하고 장소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안건을 처리했다.
HMM 본사 부산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후보 시절 “HMM을 부산으로 옮겨오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고, 지난달에도 SNS(소셜미디어)에 “HMM 이전도 곧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등도 수차례 본사 이전에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부산 지역은 HMM이 파산 위기 속 7조 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회생한 기업이라는 점을 들어 지역 균형 발전 등의 공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해운정책을 총괄하는 해수부, HMM 대주주이자 해운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 본사 역시 부산에 자리하고 있어 정책·산업 간 집적 효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본사 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향후 5년간 15조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2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조는 최종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즉시 쟁의행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임시주총 전까지 전향적인 노사 합의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일 부분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주총회 개최를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