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인상 능력’이 항공업계 실적 갈랐다

중동전쟁 영향 유가 충격 여파
항공업계 2분기 엇갈린 실적
대한항공, 화물운임 상승해
출혈경쟁 LCC는 대부분 적자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6-08-02 17:40:00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충격에도 항공업계의 실적은 요금 인상 가능 여부와 연료비 헤지 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위에 있다. 대한항공 제공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충격에도 항공업계의 실적은 요금 인상 가능 여부와 연료비 헤지 능력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위에 있다. 대한항공 제공

중동전쟁 영향으로 유가 충격을 입은 항공업계의 2분기 실적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대한항공 등 일부 항공사는 깜짝 흑자를 기록한 반면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에선 대규모 적자가 났다. 엇갈린 실적에 대해선 요금 인상 능력과 유가 헤지 여부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2분기 261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료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1%나 늘어난 상황에서 ‘깜짝 실적’이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여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8%, 화물 매출이 46.1% 늘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중동전쟁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유지되면서 수익성 지표인 단위거리당 요금수익(Yield, 승객 1명이나 화물 1t을 1㎞ 운송할 때 벌어들인 수익)이 크게 개선됐다. 여객 수익성은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고 화물 수익성은 무려 41.8% 늘었다. 유류할증료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항공권 가격(화물 운임)이 인상됐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를 찾는 여객 수요가 유지됐고 반도체 호황으로 화물 부문 수요도 커져 수익성을 지킨 셈이다.


미국의 경우 대형항공사(FSC)가 아닌 LCC에서도 요금 인상 전략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최대 LCC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분기에 연료비 부담을 항공권 가격에 반영, 평균 편도운임이 전년 동기 186.65달러에서 225.61달러로 21% 상승했다고 밝혔다. 요금수익(Yield)도 전년 동기 대비 15.4% 상승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분기 연료비 지출이 22억 1500만 달러(약 3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늘었다. 특히 파생상품을 통한 연료비 헤지를 전혀 하지 않아 요금 인상이 유일한 대응책이었다.

요금을 인상한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분기 유상 여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6.7% 증가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여객 요금수익(1마일 당 20.74센트)를 환산하면 1㎞ 당 약 186원(환율 1443원 적용 시)이다. 이는 대한항공의 2분기 여객 요금수익(1㎞ 당 140원)보다 높아 요금 수준을 비교할 수 있다.

미국 LCC인 제트블루항공사도 최근 연료비 상승분의 50%를 요금 인상으로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평균 항공권 가격이 9%, 여객당 요금수익은 11% 상승했다. 그러나 제트블루의 인상된 여객당 요금수익은 1마일당 17.53센트로 사우스웨스트항공의 85% 수준에 머물렀고 2분기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유류 사용량의 80%를 헤지한 유럽 최대 LCC 라이언에어는 지난 4월~6월(회계연도 1분기)에 5억 3800만 유로(약 9000억 원)의 흑자(순이익)를 기록했다. 유가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라이언에어는 항공권 요금을 6% 인하하면서 여객 수를 6%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국내에서는 요금 인상 여력이 없는 대부분의 LCC가 2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영업손실 규모는 티웨이항공 1510억 원, 진에어 733억 원, 제주항공 554억 원 등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에어부산은 2분기에 35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LCC가 유가 헤지를 하지 않은 상태인데다 중동전쟁에 따른 관광 수요 위축을 우려해 요금 인상에 나서지 못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2분기에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고 진에어는 6.5% 줄었다. 제주항공 등은 여객이 늘었지만 항공권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LCC의 한 관계자는 “수요 위축을 우려한 LCC가 2분기에도 할인 행사를 이어가며 출혈 경쟁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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