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09-09 10:55:33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8일 국회 본회의를 향하다 취재진과 만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청탁 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 연일 녹취 폭로를 쏟아내며 야권 공세의 ‘핵심 공격수’로 부상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두고 국민의힘 당권파가 잇달아 견제에 나섰다. 한 의원은 장동혁 대표가 자신의 공세 방식을 공개 비판하자 “함께 싸우기 싫으면 방해라도 하지 마라”고 맞받았다. 당 안팎에서는 “지금은 함께 싸울 때”라며 당권파의 견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의원은 9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오빠’라는, 브로커 양 씨가 김승원 등 민주당 정치인들을 부르는 호칭을 언급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며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장동혁 당권파도 민주당과 똑같이 제게 ‘오빠’ 얘기하지 말란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오빠’라고 부르는 공직자가 ‘여동생’ 브로커가 한몫 챙기게 해주려고 국민이 준 권력을 남용해 부정한 로비를 한 것이 이 사안의 본질”이라며 “국민들께서 분노하시는 극단적인 불공정을 한마디로 보여주는 말, ‘오빠’는 특혜와 불공정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 당권파를 포함한 야권 일각에서 ‘오빠’ 호칭 부각이 본질을 흐린다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이다.
도화선은 장 대표의 유튜브 인터뷰였다. 장 대표는 지난 8일 펜앤마이크TV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두고 “김 후보자에 대해 공격하면서 자꾸 ‘오빠’를 강조하는 것은 문제점,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승원 오빠’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 같은 표현을 앞세운 한 의원의 공세 방식을 겨냥한 것이다. 장 대표는 “사생활과 관련된 ‘오빠냐 아니냐’, ‘어떤 관계냐’는 것으로 본질을 바꿔버리면 심각한 본질을 놓친다”며 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 취소를 위해 지명된 인사라는 점과 청탁 결과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을 겨냥한 당권파의 견제도 이어졌다.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서 “한동훈은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라”라며 “검찰 내부 자료 유출하다 되치기당하는 한심한 꼴이나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대여투쟁에 보탬이 되기는커녕 이재명, 민주당의 특급 도우미 역할이나 하고 있다”며 “한동훈의 존재 자체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사 수치이자 흑역사”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8일에도 “잘 싸우는 것과 광대 짓도 구분 못한다”며 “혼자 뭐가 그리 신나 하루 만에 페북을 60개씩 올리며 벅차오른 것이냐”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상황에서 민주당 편 들고 민주당의 이간질에 호응해주고 싶나”라며 “장동혁 당권파는 함께 싸우기 싫으면 방해라도 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의원이 무소속 신분으로 대여 공세의 선봉에 서서 존재감을 키우자 당권파가 제동을 거는 모양새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명된 한 의원에게 대여 투쟁의 스포트라이트가 쏠리는 상황 자체가 당권파에게는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함께 싸워야 할 상황에서 동료를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권영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정말 장동혁 대표의 최고의 적, 경쟁 상대가 이재명 대통령인가. 아닌 것 같다”며 “한동훈 대표나 이준석을 가장 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가면 선거는 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중진인 김태호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지금 한동훈 의원이 그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다”며 “장동혁 대표는 ‘잘 싸우는 정당’을 만들고 ‘보수의 맏형’이 되겠다고 밝혔다. 바로 지금이 그 약속을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수의 맏형이라면 앞장서서 힘을 모으고, 부당한 공격을 받는 동료와 함께 싸워야 한다”며 “우리 당도 한동훈 의원과 함께 부당한 정치공세에 맞서고 김승원 후보자의 의혹을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