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9억·경남 1억… ‘재정 비상금’ 마른다

광역지자체 재정안정화계정 잔액
최근 3년 사이 절반 이하로 줄어
울산도 1008억→ 550억 ‘반토막’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6-10-08 18:2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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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비수도권 광역자치단체가 세수 감소나 예상치 못한 재정 수요에 대비해 쌓아 두는 ‘재정 비상금’이 최근 3년 새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은 600억 원대에서 9억 원대로 급감했고, 경남은 1억 원대에 그치는 등 부울경 지역의 재정 완충 여력도 사실상 바닥을 드러냈다.


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욱 의원(경남 창원진해)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비수도권 14개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내 재정안정화계정 잔액은 2022년 말 7546억 원에서 2025년 말 3467억 원으로 4079억 원(54.1%) 줄었다. 재정안정화계정은 지자체가 결산 후 남은 재원 등을 적립했다가 경기 침체로 세수가 급감하거나 지방채 원리금을 상환해야 할 때 꺼내 쓰는 일종의 ‘재정 비상금’이다.

부산은 2022년 말 47억 원에서 2023년 말 637억 원까지 늘었다가 2025년 말 529억 원으로 줄었고, 현재 잔액은 9억 5000만 원 수준이다. 울산은 2022년 1008억 원에서 지난해 550억 원으로 45.5% 감소했다. 경남은 지난해 말 1억 2400만 원으로 2022년 이후 1억 원대에 머물고 있다.

재정이 빠듯한 지자체들이 여윳돈을 비상금으로 쌓기보다 지방채 상환 등에 우선 투입하면서 재정안정화계정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재정에 여유가 있다면 계정에 돈을 채워 놓는 게 맞지만 최근 경기 부진 속에 확장 재정을 펼치다 보니 돈을 쌓아 둘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이 부담해야 할 의무 지출은 커지고 있다. 국고보조사업에 지방비로 함께 부담하는 대응지방비는 2022년 36조 4000억 원에서 올해 44조 9000억 원으로 8조 5000억 원 늘었다. 사회복지 분야는 18조 2000억 원에서 20조 9000억 원으로, 교육 분야는 1조 4000억 원에서 4조 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 미래대응기금 도입을 반영하면서 지방 재정의 자율성과 안정성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대응기금으로 편입하고 이를 지방교부세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2027년 지방교부세는 현행 산식을 유지했을 때(100조 2000억 원)보다 30조 5000억 원 적은 69조 7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 의원은 “지방정부가 스스로 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일반재원과 재정 완충여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지방의 미래를 발목 잡는 미래대응기금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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