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모 청소년 더 우울하고 불안한 건 아니다"

2013-01-23 10:45:03

가족의 기능이 건강하다면, 한부모 가정 청소년들도 우울감이나 사회불안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시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부산대 교육학과 이동훈 교수팀과 공동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한 달간 부산 소재 지역아동센터 15곳의 한부모 가정 청소년 106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다.

조사 대상 청소년은 11~16세로, 양부모 가정 청소년과의 특성 비교를 위해 부산 소재 초등학교 4~6학년 재학생 양부모 가정 청소년 134명에 대해서도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시복지센터·이동훈 교수
양부모 아이와 비교 조사
우울점수 큰 차이 없어  

비행·자아존중감 등은
한부모 청소년 낮게 나와
양육자 애정 쏟으면 해소

조사에서 우울감과 사회불안 정도를 점수로 척도화해 물었을 때, 한부모 가정 청소년의 우울점수 평균은 1.74, 양부모 가정 청소년의 우울점수 평균은 1.66으로 나타났지만 이 점수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부모 가정 청소년들이 우울감이나 사회불안과 같은 내면화 문제를 양부모 가정 청소년보다 더 많이 겪을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과는 다른 결과다.

연구팀은 다만 청소년 비행이나 자아존중감, 부모애착 등은 한부모 가정과 양부모 가정 청소년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 한부모 가정 청소년들에 대한 학교 및 사회 생활 적응을 지원해줄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했다.

연구를 수행한 부산대 교육학과 이동훈 교수는 "한부모 가정 청소년의 심리정서적 결핍은 지역아동센터를 비롯한 보호자와 공동양육자가 건강한 가족의 기능을 대신해 줄 때 충족될 수 있는 부분이다"면서 "지역아동센터 등이 한부모 가정 청소년들의 적응을 위한 다양하고 내실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부모 가정 청소년의 경제적 수준을 보면, 기초생활수급자가 44.3%, 차상위계층이 37.7%로 대부분 경제적 상황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형태는 이혼가정이 62.9%로 가장 높았고, 조손가정 15.2%, 사별가정 9.2%, 별거가정 2.9% 순으로 조사됐다.

함께 살고 있는 가족 구성원은 어머니와 사는 모자가정이 37.1%로 아버지와 사는 부자가정(34.3%)보다 더 많았지만, 모자가정 못지 않게 부자가정 또한 한부모 가정 구성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커 관심이 요구됐다. 함께 살지는 않지만 자신을 돌봐주는 공동양육자에 대한 질문에는 없다고 답한 경우가 24%로 가장 많았지만 조부모(23%), 친척(20%), 아버지(13%),어머니(11%) 순으로 공동양육자가 있다고 응답했다.

공동양육자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고 답한 청소년이 75%, 공동양육자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답한 청소년이 94.8%로 나타나, 공동양육자가 한부모 가정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관계와 지원을 해주는 중요한 보호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한부모 가정 중에서도 이혼가정의 비율이 높은 만큼 이혼 후 비양육부모가 공동양육자로서 자녀들과 만남을 지속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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