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2025-06-08 16:58:46
국민의힘 일부 초·재선 의원들이 대선 패배 이후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조기대선에서 보여진 비상식적 대응, 계파 갈등 등 당의 고질적 관행에 대한 ‘릴레이 반성과 사과’에 나서 눈길을 끈다.
재선의 최형두(경남 창원마산합포)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발표한 입장문에서 “그동안 의원총회에서, 국회에서 분명히 나서서 ‘이건 아닙니다’라고 외칠 때 눈치를 보고 머뭇거리다가 포기했다”면서 “당론이라는 이름 뒤에 숨었고 당 지도부의 결정 뒤에 안주했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어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오산과 오판을 결심하는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면서 “몇몇 뜻 맞는 동료의원들과 함께 대통령실이나 용산관저를 찾아서 옛 선비들이 하던 도끼 상소의 심정으로 시국의 위중함을 대통령이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실행 전 단계에서 멈칫하고 말았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대세에 순응하지 않겠다. 잘못된 정당정치 관행, 당대표 제도, 선거제도, 그리고 헌법의 권력구조까지 고치기 위해 22대 국회의원으로서 모든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비례대표 초선인 최수진 의원도 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면서 계엄 이후 당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도 합리성, 반포퓰리즘 정책과 기업 성장, 시장주의를 통한 국가 발전 비전을 중심으로 단일화 빅텐트 전략에 실패했다. 반성과 자기희생 없는 단일화는 동력이 부족했다”면서 “지금도 대선 패배의 명백한 책임과 이유를 우리 자신에게서 찾아야 함에도 서로 네 탓 하며 내분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당내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이번 릴레이 사과는 지난 5일 서울 지역구의 박수민 의원이 처음 시작했으며, 최수진 의원 이후에도 여러 의원들이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내에서는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은 중심으로 과거 ‘정풍 운동’을 일으킨 당내 쇄신 모임을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