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법무장관 정성호, 행안장관 윤호중 지명
이재명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이자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인 5선의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는 5선의 윤호중 민주당 의원이 지명됐다.29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브리핑에서 이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엔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이, 교육부 장관 후보자엔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지명됐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엔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지명됐다. 이어 장관급인 대통령 소속 지방시대위원장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임명돼 이재명 정부 균형발전 정책을 담당하게 됐다.오광수 전 민정수석의 후임자로는 봉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임명됐다. 대통령실 경청통합수석엔 전성환 전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비서실장이 임명됐다.이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 이동수 국정원 해외정보국 단장을, 2차장에는 김호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신안보연구센터장을 임명했다.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엔 김희수 전북대 법과대학 교수가 발탁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오유경 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유임됐다.
부산시장 의지 전재수 장관 이동… 최인호·김영춘 힘 실리나?
李정부 내각 후보 정동영·권오을도 검증 먹구름
'온건파' 새 대표 선출한 전공의단체… 의정 대화 트이나
[속보]장관급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장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
‘명태균 게이트’도 김건희 특검으로
“체감온도 33도 이상” 부울경 본격적인 한여름...당분간 무더위
올해 4년제 대학 ‘기회균형’ 입학생 9.3%… 산업체 경력 교수 5% 증가
내란특검 “윤석열 전 대통령 조사 호칭 대통령님, 조서엔 피의자”
민주 “윤석열, 법꾸라지 꼼수 끝 조사 출석…법적 책임져야”
[영상] 서서 마시는 찻집·잔술 파는 밥집… 여기에만 있지요 [피시랩소디]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을 들으면 수산물 경매가 이뤄지는 위판장이 주로 떠오른다. 하지만 이 이면에 숨겨진 공간들 역시 이색적이다.
부산피디아
부산 근현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 사건, 랜드마크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산피디아-부산의 모든 이야기를 담다’ 홈페이지(www.busan-pedia.com·사진)가 문을 연다.
다시 전화하면 없는 번호… 공무원 사칭 범죄 수사 ‘난항’
부산 공공기관을 사칭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피의자 특정 단계부터 상당한 시간을 보내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로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으로 범행을 저지르기 때문인데, 난항을 보이는 수사를 비웃듯 유사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부산 사하구청에 따르면 최근 구평가구단지의 한 가구 업체에 자신을 ‘다대1동 행정복지센터 구매과’라고 밝힌 전화가 왔다. 이들은 여느 공무원 사칭 범죄처럼 납품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업체가 행정복지센터에 확인 전화를 하며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이달 들어 부산 공공기관을 사칭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청은 ‘김지수’란 가명으로 사칭 범죄를 시도한 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고, 사상구청은 지난 19일 사상구청 공무원을 사칭한 범죄와 관련해 사상구청 SNS에 이를 올리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도 이달 소방서나 소방관을 사칭한 범죄 13건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거나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잇따르는 사칭 범죄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범인을 특정하고 붙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칭 범죄는 보이스피싱처럼 피의자 신분을 파악하는 일부터 까다롭다. 주로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범행이 끝난 이후에는 전화번호도 곧바로 폐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일보> 취재진이 공무원 사칭 범죄를 시도한 전화번호로 직접 연락해봤지만, ‘지금 거신 전화는 당분간 수신이 정지돼 있습니다’는 안내 문구가 흘러나왔다. 일각에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연락해 사칭 범죄를 시도한 정황이 속속 포착되면서 최근 공무원 사칭 범죄가 폭증한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급박하거나 간절한 사람의 심리를 악용해 범죄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스피싱과 유사하다”며 “해외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 대청계곡서 물놀이하던 중학생 의식불명
경남 김해시의 한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중학생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낮 12시 19분 김해시 대청동 대청계곡에서 친구들과 물놀이하던 중학생 A 군이 물에 빠졌다. 119구급대원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땐 A 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시행 중이었다. 병원 이송 당시 A 군은 의식은 없으나 맥박은 돌아온 상태였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미뤄 단순 안전사고로 판단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양산시·시의회, 대만 타이베이 등의 자원순환 시설 벤치마킹한 이유는?
경남 양산시와 양산시의회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대만의 자원순환과 폐기물 처리 분야 사례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대표단을 구성해 대만 타이베이시청과 대형 소각장 등을 찾았다”고 29일 밝혔다. 나동연 양산시장과 실무진 공무원, 곽종포 시의회 의장과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의 이번 방문은 생활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확대, 도시환경 회복 등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한 정책·벤치마킹, 타이베이시 등 대만 주요 도시들과의 자원순환 분야 협력 기반을 위해서다. 대표단은 먼저 베이터우와 무지에 있는 2곳의 대형 소각장을 찾아 시설 운영 기술과 오염물질 저감 설비 등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의 주요 현황을 견학했다. 또 매립지를 생태공원으로 복원한 산수녹지생태공원을 찾아 도시재생과 환경 회복의 우수사례도 확인했다. 증타이환경자원교육센터와 스마트 무인 수거 시스템, 재활용품 선별장 등 자원순환 관련 시설을 방문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교육과 재활용품 분류, 쓰레기 자동 수거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운영 체계를 직접 보고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히 대표단은 타이베이시청을 공식적으로 방문해 생활폐기물 처리와 폐기물 재활용 확대, 플라스틱 저감 정책 등 타이베이시의 자원순환 정책 성과와 추진 경험에 대해 논의했다. 양 도시 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양산시와 시의회가 대만 소각장과 재활용품 선별장 등 관련 시설을 벤치마킹 하고 나선 것은 추진 중인 노후화된 생활 쓰레기 소각시설인 자원회수시설의 현대화 사업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양산시는 2008년 건설해 17년째 가동 중인 자원회수시설의 내구연한이 다가오자, 용역을 통해 대수선 또는 소각장 증설안과 신규 소각장 건설안 등 2가지 방안을 도출했다. 양산시는 2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다 지난해 기존 자원회수시설 부지에 하루 처리 200t 규모의 소각시설을 설치하는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을 확정하고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양산시는 자원회수시설 현대화 사업의 행정절차와 실시설계가 완료되는 2027년 또는 2028년에 착수해 2031년 완공할 방침이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이번 타이베이시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자원순환 정책은 우리 시가 지향하는 폐기물 정책에 중요한 참고가 될 것”이라며 “이번 현장 방문을 계기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시민과 함께 지속 가능한 순환 경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은 디지털화폐 실험 잠정 중단…은행, 스테이블코인에 집중할듯
한국은행이 추진하는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사업이 논란 끝에 결국 2차 실험(테스트) 준비 단계에서 멈춰섰다. 은행권이 실험에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인인데 향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을 지켜본 뒤 재논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 26일 CBDC 실거래 1차 테스트(한강 프로젝트) 참여 은행들과 비대면 회의에서 2차 테스트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보류한다고 통보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BDC, 스테이블코인, 예금토큰 등이 어떻게 다르고 병존할 수 있는지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가 진행 중이니 일단 상황을 보겠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라며 “불확실성이 크고 은행들도 힘들어하니까 한은이 보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한은에서 CBDC 실거래 테스트를 주관하는 부서가 기존 디지털화폐실험실에서 다른 조직으로 바뀔 예정이라는 전언도 나왔다. CBDC 실거래 테스트는 한은이 ‘기관용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면, 테스트 참여 은행은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으로서 ‘예금 토큰’을 발행·유통해 금융소비자가 이를 결제 등에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는 프로젝트다. 한은과 7개 은행은 지난 4월 금융소비자 10만 명을 대상으로 1차 테스트를 시작해 이달 말 마무리할 예정이다. 당초 한은은 개인 간 송금, 결제 가맹처 확대, 인증 방식 간편화 등을 반영해 2차 후속 테스트를 연말께 시작할 계획이었다. 2차 테스트가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은행권에서 “구체적 상용화 계획 등이 없는 상태에서 비용 부담만 너무 크다”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강 프로젝트와 관련해 “후속(2차) 테스트 진행의 경우 한은과 이견이 존재해 조율 중”이라며 “후속 테스트 범위가 개인 간 송금과 추가 가맹처 발굴 등으로 확대되면서 1차 테스트에서 고려되지 않은 의심거래보고제도(STR)·이상 거래 감지 시스템(FDS) 등 정책 요건, 추가 전산 개발, 사업 예산 집행 등이 필요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후속 테스트를 진행하려면 한은과 은행 모든 유관부서가 참여하는 ‘CBDC 일반이용자 실거래 테스트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테스트 이후 상용화 계획까지 포함한 장기 로드맵을 수립한 뒤 이를 바탕으로 사업 일정을 현실적으로 재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1단계 테스트에 참여한 7개 시중은행에 따르면 각 은행은 한강 프로젝트 관련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등에 적게는 30억 원, 많게는 60억 원 가까이 투자했다. 평균 50억 원만 잡아도 7개 은행이 한강 프로젝트를 위해 약 350억 원을 지출한 셈이다. 불확실한 일정·목표와 재원 부담과 관련한 불만이 고조되자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중·하순 한강 프로젝트 참여 은행장들을 직접 1대 1로 만나 협조를 당부했고, 2차 테스트의 비용 가운데 절반 이상을 한은이 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결국 사업 추진 동력을 다시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한은 주도의 CBDC 2차 실거래실험 논의가 잠정 중단되면서, 각 은행은 같은 은행권 또는 비(非)은행업체들과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한은은 여러 차례 ‘예금 토큰’이 명칭만 다를 뿐 사실상 스테이블코인과 같은 개념이라고 강조해왔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를 말한다. 결국 2차 테스트가 잠정 연기 또는 보류되면서 각 은행도 일단 각자 살 길을 찾아야 할 처지다. 은행권은 은행들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동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사업모델을 구상하는 동시에 다양한 비은행 업체들과도 접촉하며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와 발행 허용에 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는 최근 주요 금융지주사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뇽 페스티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부산 청년 극단 두 곳에서 만든 연극이 아비뇽 축제에 진출한다. 두 작품은 극단 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배관공)의 ‘마이 디어, 헬렌’과 따뜻한사람의 ‘컨테이너’로, 7월 5일부터 26일까지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는 ‘아비뇽 오프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받아 현지 공연을 펼친다. 아비뇽 페스티벌은 영국의 에든버러, 호주의 애들레이드와 함께 세계 3대 공연예술축제로 꼽힌다. 2014년 부산국제연극제 경연작으로 참가한 극단 배관공의 ‘마이 디어, 헬런’은 미국의 작가이자 사회운동가인 장애인 헬렌 켈러의 삶을 새롭게 해석한 창작극이다. 감각의 제약 속에서도 소통이라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좇는 인물을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대사를 최소화한 비언어극으로 제작했다. 실제 장애인 배우가 출연해 비장애인 배우와 함께 무대를 누빈다. ‘마이 디어, 헬렌’은 2016년 배리어프리 예술축제인 나다페스티벌에 초청됐으며, 같은 해 미국 뉴욕 레시던시 프로그램 참여와 이듬해 콜롬비아 보고타 여성연극축제 초청으로 해외 공연 경험도 쌓았다. 7월 5일부터 14일까지 아비뇽 알야(Alya)극장 A관에서 아홉 차례 선보인다. 따뜻한사람의 ‘컨테이너’는 같은 극장에서 7월 18일부터 26일까지 여덟 차례 공연을 펼친다. ‘컨테이너’는 밀입국하는 난민과 탈북자를 실은 화물선 컨테이너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인간 존엄성과 자유 행복 등에 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극단은 난민 문제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한 유럽 관객들에게도 공감과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컨테이너’는 이미 지난해 6월 루마니아 시비우국제연극제에 공식 초청된 부산 연극 대표작으로, 2018년 부산연극협회 ‘내일의 걸작’ 프로젝트 우승에 이어 김문홍 희곡상(2018년), 밀양공연예술축제 차세대연출가전 신진상(2022년), 부산연극제 최우수작품상과 우수희곡상(2024년)을 수상한 전력을 자랑한다. 두 작품의 아비뇽 진출은 무엇보다 (재)부산문화재단의 ‘씨어터링크’사업과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비팜)을 통한 지역 공연의 해외 진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2년부터 아비뇽 현지 극장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부산문화재단은 씨어터링크사업을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극단의 해외 교류를 동시에 모색했다. 씨어터링크사업은 예술단체와 공연장의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지원사업이다. 부산문화재단은 2023년 아롤드 다비드 아비뇽 오프 공동대표를 BPAM 세미나 발제자로 초청하면서 아비뇽 공연 논의를 본격화했다. 이때 다비드 대표로부터 현지 극장을 추천받기도 했다. 부산문화재단은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아비뇽 오프 사무국에 페스티벌 참여 의사를 전달하고 현지 극장과 협의를 진행한 끝에 올해 알야극장으로부터 초청받는 성과를 거뒀다. 현지 시간 다음 달 5일 공연을 시작하는 극단 배관공은 내달 1일 아비뇽으로 향한다. 주혜자 대표는 “지역성의 한계를 벗어나려 수년째 해외와 교류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면서 “재단에서 재정 지원은 물론 현지 코디네이팅까지 도맡아 줘 너무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따뜻한사람 허석민 대표 역시 “부산문화재단의 공격적 지원 덕분에 요즘 서울로 떠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고 맞장구치며 “첫 재단 지원으로 가는 만큼 좋은 선례를 남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부산문화재단은 직원 한 명씩 현지에 파견, 두 극단의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지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김현정 예술창작본부장은 “재단의 해외교류 지원 사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선순환 문화 생태계 조성에 힘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창작자들 역시 자생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공연예술마켓 흐름은 “마켓이 미팅으로, 플랫폼과 사람에 집중”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BPAM, 비팜)이 단순히 예술 작품을 사고파는 마켓 기능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미팅(네트워킹) 개념과 플랫폼 기능, 사람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한 BPAM이 좋은 작품을 선제적으로 국내에 소개하고, 지역 예술인과도 접점을 늘려가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나왔다. ‘페스티벌 시월’과 통합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는 재고 요청도 있었다. 지난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소극장에서 ‘제2회 궁리정담: 부산 공연예술과 BPAM의 전망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부산문화재단 정책기획센터는 BPAM 중장기 전략을 모색 중이라고 밝히고,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다. ‘국제공연예술마켓의 동향’을 발표한 박지선 프로젝트 그룹 도트 대표는 “최근 공연예술마켓 흐름은 단순히 작품을 사고파는 기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미팅 개념으로 변하고, 플랫폼 기능을 하고 있으며, 작품보다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예를 들면 안은미컴퍼니가 만든 작품이 아닌, 안은미라는 안무가에게 집중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도쿄의 전형적인 공연예술마켓으로 출발한 티팜(TPAM)에서 100~200개에 달하던 부스를 과감히 포기하고 마켓보다 미팅으로, 아시아의 동시대적 담론을 담아내는 예술 작품 거래 마켓이면서 동시에 축제이기도 한 요코하마의 와이팜(YPAM)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또 공연예술마켓이 도시를 바꾼 대표적인 사례로 호주도 주목했다. 격년제로 열리는 호주공연예술마켓(APAM)은 개최 도시 입찰을 통해 애들레이드-브리즈번-멜버른-퍼스(2026년 예정) 등에서 열리고 있으며, 국내외 델리게이트도 대거 이동하며 개최 도시 지역 예술가와 교류한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1980년대 가장 먼저 시작한 캐나다 시나르(1984년), 대표적인 무용 마켓인데 최근 예산 전액 삭감으로 2026년 개최가 불투명해진 독일 탄츠메세, 동남아시아 공연예술 관계자가 모이는 태국의 바이팜(BIPAM, 2017년), 지난해 문을 연 홍콩팩스(HKPAX) 등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특히 “공연예술마켓 특성상 프로그래밍이 다른 지역과 어떤 차별성이 있느냐에 따라서 관계자들은 이동한다”면서 “BPAM의 지향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카카아트페스티벌을 주최하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신동호 대외협력부장도 BPAM의 프로그램 특성 차별화와 예술적 역량 강화를 중점으로 하는 브랜딩 중요성의 강조한 뒤 개최 시기가 들쭉날쭉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산 지역 내 문화기반시설을 적극 활용한 지역 문화자원의 반영, 지속 발전 가능성, 국내 타 아트마켓과 협력 관계 구축 등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공연단체 해외 진출 사례를 발표한 김형준(그루잠 프로덕션 대표) BPAM 프로그래머는 “축제와 공연예술마켓 성격을 동시 지향하는 BPAM이 당장 성과를 만들기엔 쉽지 않지만 캐나다 시나르처럼 좋은 작품을 선제적으로 찾아서 소개하는 것이야말로 현재로선 가장 중요하고, 문화회관이나 다른 공연장이 협업해서 성장하고, 그것이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우 영화의전당 공연본부장은 “공연예술마켓 참가자들은 단지 일만 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닌 만큼 최근 마이스 시장의 추세 중 하나인 비즈니스와 레저의 결합을 의미하는 ‘블레저’(Bleisure) 효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 본부장은 “경험하고 머물고 영감을 나눌 수 있는 무대로 영화의전당(하늘연극장·소극장·인디플러스관·야외극장)을 포함한 센텀시티 일대(동서대 소향씨어터·민석소극장, KNN 소극장,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부산디자인진흥원 이벤트홀, 부산영상산업센터 이벤트홀 등)는 공연예술마켓 개최에도 최적지여서 BPAM을 ‘페스티벌 시월’과 분리한다면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시기와도 중복이 안 돼 충분히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협력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BPAM이 지역의 공연 단체, 즉 연극 음악 무용 그리고 다원예술 작품이 기본적으로 30% 이상은 고정적으로 공연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그것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장 2년 연속해서 연계 행사로 BPAM에 참가한 ‘작강연극제’의 경우, 지원금이 전혀 없어 지속 여부를 고민 중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한편, 올해로 제3회를 맞는 2025 BPAM은 오는 9월 24일부터 28일까지 닷새간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열린다. 부산의 수많은 이벤트를 통합해 아시아 최대 융복합 축제로 키우겠다는 부산시 의지에 따라 지난해 처음으로 개최한 ‘페스티벌 시월’에 포함된 BPAM은 올해도 통합 개최 예정이다. 올해 BPAM은 이종호 예술감독을 비롯해 신은주(무용)·김형준(다원)·조희창(음악)·심문섭(연극) 프로그래머가 공식 초청 전막·쇼케이스 공연 선정 작업이 한창이다.
‘오징어 게임3’ 글로벌 1위…평가는 엇갈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이하 오징어게임3)이 공개 하루 만에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이 같은 흥행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3’은 전날 기준으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영국 등 플릭스 패트롤이 순위를 집계하는 93개국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2021년 시즌1이 넷플릭스 영어·비영어권 TV쇼 콘텐츠 가운데 최고 흥행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말 나온 시즌2도 공개 첫 주에 TV쇼 시청 순위 1위로 올라섰고, 누적 기준으로도 ‘오징어 게임1’과 ‘웬즈데이’ 시즌1의 뒤를 이어 TV쇼 가운데 3위를 차지했다. 시즌3은 시즌2의 이야기를 잇는 데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작품이라 전작 시청자의 높은 관심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해외 비평가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줬지만, 일반 시청자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비평가가 매긴 점수를 토대로 산정하는 토마토 지수는 83%였지만, 시청자 점수인 팝콘 지수는 51%에 그쳤다. 해외 언론의 평가는 대체로 냉담했다. 미국 워싱턴타임즈는 “에미상 수상작이라면 감정적인 무게감이 있는 결말을 만들어야 했다”며 “‘오징어 게임’은 이에 실패하고 유명 배우가 카메오로 등장하는 장면으로 마무리하며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남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잔혹함은 더 심해지고, 폭력은 끊임없이 이어지며 풍자는 점점 사라져 간다”며 “볼거리는 있지만, 예전만큼 날카롭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시즌3은 가끔 나오는 몇 마디 통찰을 얻기엔 지나치게 먼 여정이고, 그 과정 또한 대체로 불쾌한 경험”이라고 평했다.
AI로 성장률 반전시킨다…경제·사회·기술 전반 ‘AI 대전환’ 추진
기획재정부가 인공지능(AI)을 키워드로 우리나라 경제성장 엔진 확보를 위한 밑그림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목표인 ‘3%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AI 3대 강국’ 도약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범주를 뛰어넘어 전 부처 차원의 총력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29일 국정기획위원회와 범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 26일 이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추가 업무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는 경제·사회·기술 전반에 걸쳐 ‘AI 대전환’(AX)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 요지다. 저출생·고령화와 맞물린 구조적인 저성장에서 벗어나는 탈출전략도 AI에서 찾아야 한다는 게 기재부의 판단이다. 데이터 센터와 전력망 같은 대형 자본투자 확충을 시작으로, AI 전환을 통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겠다는 비전이다. 과기부가 AI 인프라, ‘소버린 AI’(자국산 인공지능) 등 기술 부문을 주도한다면, 경제·사회 부문에서는 기재부를 중심으로 범부처 차원의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제조업, 비제조업, 공공의 3대 분야별로 ‘AX 로드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재부 고유 업무인 재정과 세제, 경제정책 기능도 AI 전환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LG AI연구원장을 지낸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출신의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등이 민간전문가 출신으로서 ‘AI 드라이브’ 청사진을 그린다면, 기재부는 경제 콘트롤타워로서 범부처 대응을 이끄는 구도인 셈이다. 국정기획위원회도 분과별 AI 논의를 총괄할 태스크포스(TF) 구성에 나선다. 한 당국자는 “인구 충격에 따른 성장률 하락세를 반전시킬 유일한 수단은 AI”라며 “재정·세제·금융·규제 등 범정부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에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 경제의 총요소생산성이 1.1∼3.2% 개선되고 국내총생산(GDP)도 4.2∼12.6% 늘어날 잠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고령화·저출생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가 2023∼2050년 한국 GDP를 16.5% 깎아내릴 것으로 추정되는데, AI가 성공적으로 생산성과 산출을 늘리면 이 감소 폭도 5.9%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나답게 산다는 건… 내 존재·감정 인정하기
요즘 어린이 그림책에 빠진 어른이 많다. 과거에는 자녀에게 좋은 책을 추천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림책을 읽는 어른이 많았다면, 지금은 그림책 그 자체의 매력이 좋아 그림책을 수집하고 있다. 한 줄의 글도 없이 그림 그 자체로 많은 이야기를 담기도 하고, 유쾌한 일화에 웃다가 마지막에 다가오는 감동적인 메시지에 뭉클해지기도 한다. 아예 어른을 대상으로 한 동화책도 많이 나오지만, 어린이 그림책 특유의 차별화된 장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기발한 발상과 따뜻한 메시지가 돋보이는 그림책 2권을 소개한다. 핑크색 문어 그림이 무척 사랑스러운 <나는 문어>. 동요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초통령’으로 등극했던 안예은 가수의 ‘문어의 꿈’이 생각나는 제목이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조개 엄마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그저 건강하기만 하면 된다고 기원하며 진주 아기를 기다린다. 마침내 아기가 태어났고, 보통 진주와 모습이 약간 다르지만,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다. 학교 갈 나이가 되자 다른 아이들처럼 진주 학교에 입학해 예쁜 진주가 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한다. 영롱한 빛을 내기 위해 문지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 애쓰지만, 다른 친구처럼 되지 않는다. 속상한 마음에 크게 한숨을 쉬자, 갑자기 입에서 검은색 물이 쏟아져 나오고 교실은 엉망이 된다. 점박이가 된 친구, 온 몸이 검은색으로 변한 친구 등 모양이 변했지만, 친구들은 오히려 자기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좋아한다. 진주라고 생각했던 자신은 핑크색 문어였고, 오히려 재미있는 친구로 인정받는다. 검정 물이 빠지지 않은 상태로 집에 돌아갔지만, 엄마에겐 어떤 모습이든 사랑스러운 아이이다. 저자는 자신의 꿈에서 이야기의 씨앗을 발견했다고 한다. 꿈속에서 어느 날 바다로 나갔는데 거대한 조개를 발견하고 혹시나 진주가 있을까 싶어 열었더니 흐물거리는 문어가 흘러내렸단다. 이 꿈을 통해 작가는 나다움에 관한 통찰을 깨닫는다. 진주로서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기준과 다르지만, 긴 다리를 뻗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문어의 모습은 오히려 진주 친구에게 인기를 얻고 즐거움을 준다. 자신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긍정한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있다. 통영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청명한 바닷속 풍경과 싱그러운 아이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묘사했다. 만화식 구성과 회화 그림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책에 몰입하게 만드는 솜씨가 대단하다. 서수인 글·그림/위즈덤하우스/48쪽/1만 7500원. 대만 그림책 <눈물 박물관>은 ‘눈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 산타 할아버지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울면 안되고, 울보는 자주 친구에게 놀림을 당하고, 우는 건 어린아이나 하는 행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넘어져도 울지 말고, 씩씩하게 일어나 달려야 하고, 울고 싶어도 꾹 참는 것이 대견하다고 칭찬받는다. 그러나 눈물은 솔직한 감정의 표현이자, 나와 타인을 들여다보는 창문이 되기도 한다. 책에선 오래전 많은 이들이 흘린 눈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을 소개한다. 구경 온 동물들이 전시된 눈물을 자신의 눈에 넣으면 어린 시절 울었던 추억이 떠오르게 된다. 지금은 만날 수 없는 그리운 가족, 옛 친구, 자신이 좋아했던 장난감까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박물관에 관객이 몰린다. 어느 날 눈물 박물관에 눈물이 다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린다. 표범 피오가 남은 눈물들을 모두 다 넣었고 눈물이 없는 박물관은 운영될 수가 없었다. 지난해 돌아가신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던 피오는 매일 박물관을 찾아 눈물을 넣었다는 것이다. 피오의 사연을 알게 된 동물들은 모두 피오를 위해 눈물을 모으기로 한다. 동물들이 모아온 눈물은 이상하게도 알록달록 신기한 색깔이다. 알고 보니 어떤 동물은 슬퍼서 울었지만, 어떤 동물은 행복해서 울었고, 어떤 동물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나왔다. 회사에서 일하던 원숭이 아저씨는 지루해서 하품하다가 나온 눈물을 들고 왔다. 그런데 다양한 사연이 담긴 눈물을 모으니 오색찬란한 눈물 통이 완성되었고 박물관도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된다. 책은 다양한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다. 울 수 있다는 건 다른 사람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자기 모습조차 인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황센야 글·그림, 조은 옮김/파란자전거/42쪽/1만 6000원.
부산서 버스 기사 발로 찬 80대… 특가법 적용 ‘징역형 집행유예’
부산 시외버스에서 버스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버스 기사가 잠시 차를 세우고 운전석 밖으로 나왔을 때 폭행을 당했지만, 재판부는 시동을 끄지 않았던 데다 운전을 이어가려 했기에 운행 중인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주관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8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올해 1월 12일 오후 부산 강서구 한 버스정류장 앞 도로에 정차한 시외버스에서 버스 기사 B 씨를 발로 차는 등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운전석 부근에서 큰 소리로 떠들다가 버스 기사 B 씨에게 여러 차례 주의를 받았고, 하차를 요구한 B 씨에게 화가 나 폭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폭행을 한 건 인정했지만, B 씨가 운전 중인 상태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운행 중인 자동차 운전자를 폭행하면 특가법에 따라 가중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운전자가 정차하거나 잠시 운전석을 이탈했다고 해도 교통 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계속 운전할 의사가 있다면 특가법상 ‘운행 중’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운행한 버스가 정차한 버스 정류장은 교통 안전과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였다”며 “폭행은 버스 기사 B 씨가 A 씨 하차를 위해 운전석에서 이탈한 후 불과 1분쯤 후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당시 버스에 시동이 걸려 있었다”며 “A 씨가 하차했다면 즉시 운전할 수 있었기에 운행 의사가 있었던 게 인정된다”고 말했다. 결국 A 씨는 특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상태로 1심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A 씨는 다수의 승객이 탄 버스에서 운전자를 폭행해 늑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게 했다”며 “범행 경위와 내용을 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고, B 씨에게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A 씨가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공공의 안전에 대한 위험이 현실화하진 않았다”며 “A 씨가 손해배상금으로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산서 아버지 시신 안방에 방치한 아들 ‘실형’
부산 주거지 안방에 70대 아버지 시신을 최소 2주 이상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 목명균 부장판사는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 씨는 올해 1월 3일 오후까지 부산 영도구 주거지 안방에 아버지인 70대 남성 B 씨 시신을 그대로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날 오후 2시 10분께 이웃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안방에 들어가 B 씨 시신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 기록과 검안의 소견에 따르면 B 씨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20일 사이에 안방에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재판부는 A 씨가 부친이 숨진 사실을 알았지만, 장례를 치르거나 사망 신고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아버지가 숨진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집에 왔을 때야 사망한 걸 알았다며 시신을 고의로 방치하지 않은 데다 유기할 고의가 없었다고 했다. A 씨는 아버지와 해당 주거지에서 30여 년을 함께 살아온 둘째 아들이다. 재판부는 그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아버지 B 씨와 친분이 있던 이웃이 올해 1월 2일 A 씨 집에 방문했을 때 냄새가 났다고 수사기관에 밝힌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당시 A 씨가 ‘뭐 하러 왔어요’라 말하며 다음에 오라고 했다”며 “그때 냄새가 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A 씨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진술한 내용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집에 찾아온 경찰관에게 3일 전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려고 마지막으로 안방에 들어가 봤다고 진술했다”며 “고도로 부패한 아버지 시신을 눈으로 확인하고, 코로 냄새를 맡아 사망 사실을 알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냉장고는 B 씨 시체가 있던 안방에 있었고, A 씨는 대체로 집에서 식사하거나 물을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며 “냉장고에서 음식이나 물을 꺼내 마시기 위해 안방에 들어가 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한겨울에 선풍기가 시신을 향해 놓인 점도 수상히 여겼다. 재판부는 “현장 사진을 보면 B 씨 시신 바로 옆에 선풍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B 씨는 선풍기를 사용하지 않는 시기엔 비닐로 덮어 보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선풍기는 A 씨가 시신에서 나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가져다 놓았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아버지가 사망했는데도 신고 등 조치 없이 시체를 방치해 유기했다”며 “시체를 방치한 기간도 짧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사체를 다른 장소로 옮기는 등 적극적으로 유기를 하지 않은 점은 참작할 만한 사정”이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부산에서 AI 가르쳐주는 찐선배들
부산 지역 대학 재적생 중 이공계 비율은 46.7%나 된다. 부산은 전국에서 세 번째로 과학기술인재를 많이 배출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 인재들은 사회에 진출할 때쯤엔 고민이 커진다. 부산에 일자리가 적다 보니 남고 싶어도 남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은 과학기술 부문 졸업자의 순유출 규모가 2023년 기준 약 2만 명이다. 전국에서도 가장 크다. 자연과학, 정보통신기술, 공학 전공자들은 부산에 남더라도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다 보니 이직이 잦고, 직업적 경험을 쌓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기술 부문 인재에게 실무 경험을 알려주고, 창업이나 일자리까지 연계해 ‘부산에서 사는 법’을 전파하는 ‘선배’들이 있다. 이하늘 ‘소프트스퀘어드’ 대표와 김광범 ‘모두의 AI’ 대표다. 이 대표가 운영하는 개발자 양성 교육 프로그램 ‘라이징 캠프’는 IT 전공자들이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실무를 배울 수 있는 필수 코스로 통한다. 국내 ‘1세대 개발자’인 김 대표는 수년 전 챗GPT가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매력을 느끼고 독학으로 ‘미친 듯이’ 공부를 해 연구 성과를 공유했고, ‘후배’들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하늘 소프트스퀘어드 대표 '개발자로 살아남으려면'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 ‘라이징 캠프’ 운영 700명 수료…창업해 시리즈B 투자 받기도 “IT 전공자들이 기업에 취직해 획일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고 취업 대신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부산 출신으로 서울 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던 이 대표는 대학교 3학년 때 창업 아이템을 떠올렸다. 대학에서 이론 교육을 받은 IT 전공자들에게 현장에서 뛰어본 선배들이 실무를 알려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는 거였다. 그렇게 브랜드 ‘컴공선배’가 세상에 나왔고 자기주도형 개발자 교육 프로그램 ‘라이징 캠프’가 처음 열렸다. 라이징 캠프에서는 캠프를 수료한 선배와 후배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교육에는 대학생은 물론 현직도 참여가 가능한데, 그동안 700명이 거쳐 갔고 수료 후 창업 사례도 여럿 나왔다. 한 개발자는 실제 창업에 나서 시리즈 B투자(규모 50억~100억의 투자)를 받기까지 했다. 캠프 수료자에게는 ‘A/S’ 기회도 주어진다. 바로 개발자들과 일자리를 매칭하는 플랫폼 ‘그릿지’를 통해서다. 수료자들은 실무 테스트를 거쳐 직접 그릿지에서 일할 수 있고, 새로 습득한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서비스를 개발, 창업도 가능하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부산대 학생 2명은 그릿지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다. 부산대 정보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이동훈 씨는 "인턴십 과정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논의를 하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개발 방향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프트스퀘어드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이 대표의 개발자로서의 고뇌가 담겼다. 이 대표는 “저 역시 학생 때는 실무를 배울 곳이 없었고, 실무를 배워도 프로젝트를 맡을 수 없으면 커리어를 쌓을 수 없었다. 그리고 커리어를 쌓고 나면 회사에서 획일적인 업무를 이어 나가야 했다”며 “이런 개발자들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장이 돼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서울에 본사를 뒀던 소프트스퀘어드는 지난해부터 부산 기업이 됐다. 많은 부산 기업이 그릿지를 통해 프로젝트를 의뢰해 오면서 이 대표도 ‘부산 수요’가 상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부산 기업들이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며 "소프트스퀘어드가 제공하는 교육과 플랫폼 일자리에 대한 부산의 수요가 높을 것이라 판단해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김광범 모두의 AI 대표 '챗GPT를 내 비서로 두려면' 챗GPT 독학, SNS 게시 후 강의 요청 쇄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나이·직군 교육 모두의 AI 김 대표는 소위 국내 ‘1세대 개발자’였다. 한때 인기가 높았던 음원 유통회사 소리바다를 개발한 게 그였다. 뒤이어 한국 중소기업 화장품을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유통하는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던 그는 성공가도를 달렸다고 한다. 태국 4대 백화점과 주요 홈쇼핑에서도 그의 업체 모시기에 바쁘던 시절이었다. 2017년 부산에 한국지사를 세웠다. 그는 “고향 부산을 내 사업으로 한 번 살려보고 싶었다”고 했다.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무역이 사실상 멈추면서 태국 창고에서는 물건들이 썩어버렸고 결국 눈물을 머금고 폐업을 선택했다. 재기 의지마저 꺾일 즈음 세상에 공개된 챗GPT에 그의 개발자 DNA가 다시 꿈틀거렸다. 지금도 날짜를 또렷이 기억한다. 2022년 11월 30일. “챗GPT는 모두에게 처음이었어요. 한 발 빨리 챗GPT를 익히면 승산이 있겠다고 봤고 고시원에 살며 혼자서 미친 듯이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실력은 어디 가지 않았다. 독학으로 챗GPT 구동 방식을 파헤쳤고 성과가 나면 개인 SNS에 업로드했다. 홍보가 저절로 됐다. SNS 연구 성과를 본 사람들에게서 강의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서비스 커뮤니티를 론칭하려다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생각을 바꿀 정도로 요청이 쇄도했다. 김 대표는 지난 4월부터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강의를 하고 있는데 벌써 수강생이 300여 명이다. 20~60대에 걸친 다양한 직업군의 수강생들은 김 대표의 교육 프로그램 ‘나만의 AI비서 만들기’에 빠져들었다. 프로그램은 ‘누구나 업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한다. 강의에서는 생성형 AI를 통해 나만의 문체, 원하는 성과물의 형태 등을 고려해 프롬프트 즉, ‘AI 자판기’를 만든다. 그는 “수강자 중에 뉴스레터를 제작하는 업무를 맡은 분이 계셨다”며 “뉴스레터 주제에 맞는 기사를 선정하고 글을 쓰는 데 6시간이 걸렸는데, 강의를 통해 본인 맞춤형 프롬프트를 만들어 30분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부산에 AI 붐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부산에는 AI 인력이 없어 잘만 쓴다면 큰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AI 기술 중요성이나 생산성에 대한 이해를 더 넓혀나가고 싶어요.”
상대방 자리에 앉아 상대방이 되는 것, 대화의 첫걸음 [마음 산책]
Q)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뒤 홀로 자녀를 키우는 40대 싱글맘입니다. 이혼 당시엔 아빠를 찾지 않았던 아이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부쩍 아빠를 찾습니다. 남편의 잘못으로 이혼을 했는데, 아이는 달리 생각하는 듯합니다. 엄마가 직장 생활에 얽매여 가정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아빠가 잘못된 선택을 했고 자신이 결국 아빠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것입니다. 싱글맘이지만 남부럽지 않게 아이를 키우려 애써온 지난 날이 무위로 돌아가는 듯해 매일 마음이 무너집니다. 엄마에게 모든 책임을 떠미는 아이의 태도에 화가 치밀어 때로는 고함을 지르기도 합니다. 이제는 집에서 아이와 마주치는 것도 힘겹습니다. 제 마음을 다스릴 방법은 있을까요? 아이와는 어떻게 대화를 풀어내야 할까요? A)동일시(identification)라는 방어기제가 있습니다. 동일시는 상대방의 자리에 앉아 상대방이 되는 것입니다. 역지사지입니다. 동일시를 통해 우리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감정을 이해하며 공감하게 됩니다. 이번 사례에서는 3개의 ‘자리’가 등장합니다. 엄마(아내)의 자리, 아빠(남편)의 자리 그리고 자녀의 자리입니다. 글의 내용은 엄마의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자녀의 자리에 앉아있는 아이를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빠의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전남편)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문제의 초점은 엄마-아이의 관계입니다. 먼저 엄마의 자리에 앉아 보겠습니다. 오래 전에 남편의 외도를 알았을 때 내가 받은 충격과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습니다. 용서하고 같이 살 건지 아니면 이혼할 건지 무수한 밤을 고민했고 하루에도 여러 번 마음이 왔다 갔다 했습니다. 마침내 이혼하기로 결심했을 때 내 머릿속에는 아이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나는 세상과 싸우면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사춘기가 된 아이는 내가 지금까지 왜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아주기는커녕 엄마를 비난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정말로 억장이 무너집니다. 이번에는 아이의 자리에 앉아 보겠습니다. 성장하는 동안 나는 외롭기도 했고 상처도 받았습니다. 일한다고 바쁜 엄마를 보면서 아버지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엄마가 힘들고 또 누구보다 열심히 산다는 것을 알기에 지친 엄마를 더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언제나 혼자 참고 견디려고 했습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내 마음은 여러가지로 혼란스럽습니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매사 엄마에게 짜증을 냅니다. 엄마가 제일 편한 존재라서 가끔은 심한 말도 합니다. 그래 놓고 후회 합니다. 엄마에게는 아이의 말이 본인에게 모든 책임을 떠민 듯이 들릴 수 있지만 아이는 엄마와 소통하고 싶다는 욕구를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물론 어른스럽지 않고 미숙한 방식입니다. 사춘기를 맞은 아이는 지금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어떤 상황에서, 어디에 초점을 두고,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집니다. ‘엄마가 직장 생활에 얽매여 가정을 소홀히 했다’는 말에 초점을 두면 억울한 마음에 화가 나겠지만 ‘자신이 결국 아빠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말에 초점을 둔다면 화보다는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이나 연민의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자리의 개념에서 볼 때 엄마의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은 자녀의 자리로 옮겨 앉을 수 있지만 아이는 엄마의 자리에 앉기 어렵습니다. 엄마는 아이였던 적이 있지만 아이는 어른이 되어본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자녀는 나중에 자기가 부모가 되었을 때 비로소 부모의 심정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 “너의 마음을 표현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묵묵히 지켜보며 참고 기다리면 됩니다. 어머니 스스로 자신을 토닥이면서 힘든 시기를 견뎌내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이 또한 지나가게 됩니다. 그게 인생입니다. 이메일(gomin119@busan.com)로 언제든 사연 보내주십시오. 접수된 사연 중 한 건을 선정해 매월 한차례 고민을 풀어볼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숨은 결핍’ 채우는 영양제, 과하면 독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넘쳐나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은 만성 부족인 ‘배부른 영양실조의 시대’. 과도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등으로 인해 비타민 B군, 마그네슘, 비타민 C 등 주요 영양소 소모가 가중되는 것 역시 오늘날 현실이다. 신체의 ‘숨은 결핍’을 채우기 위한 각종 영양제가 봇물을 이루지만 전문가들은 “영양제는 많이 먹는다고 더 좋은 것이 아니다”고 못을 박는다. 건강에 좋다는 영양제가 되레 몸을 해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지용성 비타민인 A, D, E, K는 몸에 축적되는 성질이 있어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간 독성, 출혈, 골밀도 저하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서 뼈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비타민 D를 고용량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맞는 경우가 많은데 비타민 D를 과잉 섭취하게 되면 고칼슘혈증, 구토, 식욕부진, 탈수, 근육 약화 등이 올 수 있다. 심한 경우 신장에 칼슘이 침착돼 결석이나 석회화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연, 철분,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은 과다 복용 시 속쓰림, 메스꺼움, 복통 같은 위장장애를 일으키거나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할 우려가 있다. 시중 제품에 흔히 포함되는 합성 감미료, 착색제, 코팅제 등의 첨가물도 간 해독 부담을 증가시켜 간 수치(AST·ALT)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으려면 자신의 건강 상태와 복용 중인 약물을 고려해 영양제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를 촉진하기 때문에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신장기능이 저하된 환자라면 콜라겐과 같은 고용량의 단백질 유래 성분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질소 노폐물 배설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관절통이 있다고 해서 관절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일부 성분은 면역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질환을 악화시킬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통증이 심해져서 수술이 필요한 상태라면 관절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은 비용 낭비가 될 수 있다. 흡수를 돕는 조합과 주의해야 할 상호작용을 알고 때에 맞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비타민 D는 칼슘과 마그네슘의 흡수를 도와 뼈 건강에 도움이 되며, 철분은 비타민 C와 함께 복용할 경우 흡수율이 높아진다. 비타민 B군과 마그네슘은 스트레스 완화와 에너지 대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철분은 칼슘, 마그네슘, 아연과 함께 복용하면 흡수를 방해하므로 2시간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오메가3는 항응고제와 함께 복용 시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비타민 A와 고용량의 비타민 E를 동시에 복용하면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권장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지용성 비타민은 식사와 함께 섭취해야 효과가 좋다. 마그네슘과 칼슘은 심신 안정 역할을 하며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저녁에 먹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영양제가 어디까지나 건강한 생활을 보조하는 ‘보충제’일 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아대병원 종합건강증진센터 신보경 교수는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 수면 등 기본 습관을 먼저 챙기는 것이 우선이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맞춤 섭취’를 실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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