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CC, 시즌 첫 5연패… 팀 조직력 ‘재정비’ 필요

삼성에 72-86 패배, 7위 머물러
중위권 도약커녕 ‘8위 추락’ 걱정
주전 줄부상으로 ‘부상병동’ 오명
외국인 선수 경기력 부진도 한몫
전창진 감독 “훈련량 부족” 반성
9일 소노와 경기 ‘연패 탈출’ 기대

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2025-01-07 17:45:12

부산 KCC 김동현이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고개를 숙이며 쪼그리고 앉아 있다. KBL 제공 부산 KCC 김동현이 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고개를 숙이며 쪼그리고 앉아 있다. KBL 제공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프로농구 부산 KCC가 시즌 첫 5연패를 당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는커녕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능한 6강에도 들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

KCC는 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72-86으로 패했다.

5연패에 빠진 KCC는 10승 16패로 리그 7위에 머물렀다. 중위권 도약은 고사하고 8위 추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KCC는 이날 디온테 버튼(18득점 7리바운드)과 이호현(18득점 1리바운드)이 분전했지만 잇단 부상으로 이탈한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도 전반은 팽팽했다. KCC는 1쿼터와 2쿼터 연속 동점을 가져가며 37-37로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KCC는 3쿼터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연이은 실수에다 삼성의 외곽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53-65로 3쿼터를 마쳤다. KCC는 4쿼터 들어서 체력 저하를 보이며 승기를 넘겨줬다. 경기 종료 7분여를 남기고 점수 차가 20점 이상 벌어지며 시즌 첫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KCC는 8위 고양 소노(9승 17패)와의 격차가 1경기 차로 좁혀졌다. 꼴찌로 추락할 위기마저 처해 하위권 탈출이 급선무가 됐다.

KCC가 이처럼 추락한 가장 큰 이유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다.

팀의 핵심 포워드인 송교창과 최준용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는 볼 수 없었다. 부상 여파로 2라운드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27일에야 복귀하면서 겨우 ‘완전체’를 구성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완전체’는 얼마가지 못했다. 손가락 부상에서 돌아온 송교창은 2경기 만에 무릎 연골 부상으로 쓰러졌다. 그나마 버텨주던 최준용은 발바닥 부상이 악화되면서 새해들어 단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 3~4주 정도는 출전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주장이면서 ‘주전급 식스맨’인 정창영도 무릎 통증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공격의 핵심인 ‘에이스’ 허웅마저 종아리 근육 파열로 삼성전에 뛰지 못하면서 주전 4명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한마디로 ‘부상병동’이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출전 명단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 KCC 전창진 감독은 “다친 선수들이 키가 큰 선수들이다. 높이에서 밀리니 수비도 안 되고, 경기도 안 풀린다”면서 “그나마 남은 주축 선수들의 쉴 시간이 사라지면서 악순환에 빠졌다. 지금은 연패를 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력이 기대 이하인 것도 부진의 원인이다.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득점을 하거나 동료 선수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1옵션’ 디온테 버튼은 팀 내 골칫거리다. 버튼은 득점력은 좋지만 정통 빅맨이 아니고 수비에 약점이 있는 포워드이다. 기량은 뛰어나지만 경기 스타일을 보면 KCC의 팀 구성과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존심이 강해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과 경기력의 기복이 너무 심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버튼은 지난해 11월 29일 안양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무리한 개인 플레이로 팀을 패배로 이끌었다. 버튼은 당시 15점 13리바운드 10도움으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으나 개인 플레이에 치중하면서 야투 성공률이 16.7%(18개 중 3개)에 그쳤다. 버튼은 이날 경기 이후 무리한 공격 남발에 대해 동료들에게 사과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팀 조직력에 녹아들지 못하던 버튼은 최근 들어 공격력마저 떨어졌다. 지난 1일 수원 kt전에서는 6득점에 그쳤다. 야투는 7개 중 하나만 성공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는 나이가 40세로 노장이다. 올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이 16분 27초에 불과하다. 외국인 선수치고는 턱없이 낮은 출전 기록이다. 출전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경기당 평균 득점도 6.5로 낮은 편이다. 전창진 감독은 “외국인 선수들에게서 득점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국내 선수들로는 한계가 있기에 아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경기 막판 선수들의 급격한 체력 저하도 부진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5연패를 한 삼성전을 보면 후반 들어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실수를 연발했고, 그 실수가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며 패했다. KCC의 최근 경기를 보면 팽팽하거나 뒤진 채 후반을 시작하면 경기를 뒤집거나 앞서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훈련량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전 감독도 최근 부진의 이유로 부족한 훈련량을 꼽았다. 전 감독은 “감독으로서 창피하다. 선수들 체력이 안 되는 것 같다. 훈련량이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면서 “선수들 뛰면서 쥐가 나고 체력이 부족한 모습이 보인다. 몸 상태도 안 좋아지고, 부상도 많고 이런 부분들이 다 팀 훈련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재정비가 필요한 KCC는 9일 오후 7시 고양 소노와의 원정 경기에서 연패 탈출에 나선다. 부진이 계속되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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