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1-07 18:25:59
북한이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는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 발표가 기만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7일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6일 평양시의 한 발사장에서 장창하 미사일총국장이 신형 IRBM 시험 발사를 지도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화상감시체계로 시험 발사를 참관했으며, 딸 주애도 함께 발사 장면을 지켜봤다. 통신은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미사일의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탄두)는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였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 세력들에 의하여 국가에 가해지는 안전 위협에 대처해 우리가 극초음속중장거리탄도미사일과 같은 위력한 신형 무기체계들을 부단히 갱신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심할 바 없이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사일 개발 목적이 “누구도 대응할 수 없는 무기 체계를 전략적 억제의 핵심축에 세워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계속 고도화하자는데 있다”면서 “이러한 무기 체계를 보유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통상 대기권 내에서 마하 5 이상 속도로 비행하면서 일반적 포물선 탄도 궤도와 다른 변칙 궤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뜻한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를 비롯한 현대의 미사일 방어 체계가 대부분 탄도 궤도 미사일을 대상으로 설계돼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가 어렵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으려는 러시아·중국 등에서 선제적으로 연구·개발에 나섰고 실전 사용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 북한의 ‘성공 주장’ 역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우리 군은 북한 발표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합동참모본부 이성준 공보실장은 7일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 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극초음속 미사일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 내에서는 성능 발휘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전 환경이 좁아 감시 공백 영역이 거의 없는 한반도에서는 미사일이 변칙 기동하더라도 추적·탐지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