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탄파’ 12명인데…친윤계 ‘탈당’ 압박 집중된 김상욱, 왜?

탄핵서 ‘찬탄파 스피커’ 역할, ‘나치’ 표현 등 반감 자극
지역구 내 ‘대체제’ 찾기 쉽고, 친윤 주류와 평소도 불편한 관계
그러나 야당 ‘일극’ 비판하면서 당내 소신 억압 자가당착 지적
고립무원 김상욱 “남아있는 것만으로 역할 커” 탈당 거부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5-01-14 17:18:06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와 다른 길을 걷는 김상욱(울산 남갑) 의원에 대한 국민의힘 지도부의 ‘탈당’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에 도움이 안 된다”며 탈당을 압박한 데 이어 전날인 13일 의총장에서도 자체적인 ‘내란 특검법’ 필요성을 언급한 김 의원의 발언에 친윤계 의원들의 ‘당을 나가라’는 취지의 비난성 발언이 이어졌다.

당내 ‘찬탄파’ 12명 중 유독 김 의원이 집중 타깃이 된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중첩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지난 연말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 과정에서 1인 시위로 주목을 받은 이후 사실상 찬탄파의 ‘스피커’ 역할을 해왔다. 특히 최근 당 지지율 상승 국면에서 당의 전반적인 ‘우경화’에 대해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당 지도부의 ‘당론’ 수용 요구에 “히틀러가 나치 독일을 하나로 단결시킨 게 바른 방향이라고 할 수 없지 않나”라고 했고, 윤 대통령과 그를 옹호하는 일부의 행태에 대해서는 “전두환, 전두환을 추종했던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이라고 직격했다. 상당수 의원들이 이 표현을 두고 “홀로 고고한 척을 넘어 나머지 동료 의원들을 ‘꼴통 보수’로 만든 것”이라고 격앙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지역구를 한 배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울산 남갑은 직전 이채익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울산 내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곳이다. 찬탄파 중 타 지역구 의원들에 비해 ‘대체제’ 찾기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같은 PK(부산·울산·경남)지만 찬탄파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6선 중진에 지역구가 탄탄하고, 정성국(부산 부산진갑) 의원은 초선이지만 ‘찐윤’ 이철규 의원이 직접 발탁한 인사다.

김 의원의 경우, 지난 총선 당시 한동훈 지도부가 구성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국민추천제’로 공천장을 받았다는 점에서 주류 친윤계와는 애초부터 거리감이 있었다. 여기에 김 의원은 지역 내 중진인 친윤계 김기현, 박성민 의원과 지난해 울산시의회 의장 선거를 두고 대립하면서 다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40대 중반의 소장파인 김 의원에 대한 당 특유의 ‘서열 문화’도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찬탄파 내에서는 김 의원이 탈당할 경우, 친윤계의 화살이 비례대표 등 당내 입지가 취약한 순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엿보인다.

그러나 ‘이재명 일극 체제’를 맹비난한 주류 친윤계가 헌법·국회법·당헌까지 무시하면서 당내 소수파를 억압하려는 모습은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김 의원은 이날 한 인터뷰에서 “앞에서 저를 욕하는 게 힘든 것이 아니라 뒤에서 소위 말하는 ‘작업’이 더 힘들다”면서도 “국민의힘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제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탈당 의사가 없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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