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거전’ 유연석 “종합선물세트 같은 캐릭터를 연기”

아나운서 출신 대변인 역할
발성과 화법에 신경 많이 써
2003년 ‘올드보이’로 데뷔
드라마·영화·예능 등 맹활약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2025-01-14 14:30:52

배우 유연석이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유연석이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시청자를 만났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백사언은 제가 예전에 한 캐릭터들의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으로 안방극장을 다시 찾았던 배우 유연석은 자신의 역할을 이렇게 돌아봤다. 그가 전작에서 연기한 구동매(‘미스터 션샤인’)와 강동주(‘낭만닥터 김사부’), 안정원(‘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의 장점을 모두 모은 캐릭터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유연석은 “이 드라마를 안 했으면 어쩔뻔했나 싶다”고 작품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드라마는 정략결혼 3년 차 대화 없이 살던 쇼윈도 부부가 협박전화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달 초 막을 내릴 때까지 시청률은 5~8%를 오갔으나, 넷플릭스 세계 TV쇼 부문 2위까지 오르는 등 해외 시청자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방송 이후 유연석 SNS 팔로워는 240만 명에서 420만 명으로 약 2배 뛰어올랐다. 유연석은 “사언의 순애보가 통했다”며 “이 작품은 예전 K드라마에서 다루던 느낌의 순애보를 담고 있어서 해외에서도 좋아하지 않았나 싶다”고 봤다.

유연석이 연기한 백사언은 최연소 대통령실 대변인이다. 아나운서 출신인 사언은 훤칠한 외모 덕분에 어딜 가나 주목을 받는다. 겉보기에는 차갑고 냉철하지만, 유쾌하고 한없이 다정한 사랑꾼의 모습도 있다. 유연석은 “진짜 모습을 감추고 있다가 양파처럼 한 겹씩 벗겨나갈 수 있는 캐릭터 같았다”며 “로맨스 만화책에나 나올법한 낯간지러운 대사가 많아서 처음엔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후반부에 ‘나한테 지금 벌주고 있는 거야’란 대사가 있어요. 그걸 보고 ‘우리 작가님이 나한테 또 숙제를 주시네’란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막상 촬영할 땐 그 말들이 가슴에 사무쳐서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웃음)”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스틸컷. MBC 제공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스틸컷. MBC 제공

캐릭터가 아나운서 출신인 대변인인 만큼 발성과 화법에도 신경을 썼다. 유연석은 “MBC의 전종환 아나운서가 도움을 줬다”며 “앵커 출신 대변인의 특징을 설명해줬고, 본인의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정보를 정확하게 전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변인으로서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는 논조 같은 걸 알려줬다”고 했다. “제작진이 아나운서 출신 대변인들의 브리핑이나 기자회견 자료 같은 것들도 준비해줬어요. 어느 한 명을 정해서 참고한 게 아니라 여러 명을 찾아봤죠.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2003년 열여덟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로 연기를 시작한 유연석은 올해로 데뷔 22년을 맞았다.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리즈, 뮤지컬 등을 오가며 대중을 만났다. 지난해부터는 첫 예능 ‘틈만 나면’을 시작해 방송인 유재석과 함께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와 ‘슬기로운 의사생활’ ‘미스터 션샤인’ ‘낭만닥터 김사부1’, 영화 ‘뷰티 인사이드’ ‘건축학개론’ ‘강철비2’, 뮤지컬 ‘헤드윅’ 등 인기작도 여럿이다.

유연석은 “40대가 되니 고민이 많다”며 “앞으로 잘해나갈 수 있을까, 날 찾아주는 작품이 계속 있을까 불안감이 생기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배 배우인 한석규 덕분에 어느 정도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고 하며 “불안해하지 말고, 유혹에 빠지지 말고 캐릭터에 집중하면 연기에 꽃을 피울 수 있는 나이라고 조언해주셨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저도 조급해하지 말고, 대중이 기억할만한 작품을 위해 달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은 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예요. 처음 해보는 장르인데,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