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2025-04-17 15:38:30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이른바 ‘한덕수 대망론’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6·3 대선 ‘와일드카드’로 한 대행 차출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헌재가 한 대행의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최근 한 대행 출마 부정 여론이 높아진 점도 한덕수 차출론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헌재는 지난 16일 법무법인 도담 김정환 변호사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이에 한 대행이 지난 8일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한 행위의 효력은 일시 정지된다.
헌재의 이같은 결정은 한덕수 대망론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대선 ‘반전카드’로 거론되는 한 대행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 대행은 앞서 헌법재판관 지명을 강행한 이후 뚜렷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지명 자체에 문제를 삼은 헌재 결정에 역풍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 결정에 따라 민주당은 공세 빌미를 득했고, 한 대행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행보에 일부 정당성을 상실해 대권 주자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도 한 대행에게 ‘양날의 검’이다. 범보수 대권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한 대행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선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한 대행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수진영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면서 타 후보들을 위협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3일부터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 가운데 ‘보수 후보 당선’에 공감한 유권자(349명)를 대상으로 범보수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한 권한대행이 29.6%로 1위를 차지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은 21.5%로 2위였다.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14.1%), 홍준표 전 대구시장(10.9%),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7.0%) 등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은 4.6%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한 대행 출마설에 국민 66%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91%가 한 대행의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봤고,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55%가 긍정적이었다. 중도층에선 73%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로 응답률은 23.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