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 이동’ 이탈 압력 커지는 SK텔레콤… ‘위약금 면제’ 가능할까

유심 교체 서비스, 유심 부족·가입자 불편 논란
번호 이동 걸림돌 위약금, 정치권은 “면제” 주장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2025-04-29 10:21:35

SK텔레콤이 유심 고객정보 해킹 사고로 관련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에 나선 지난 28일 부산 시내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SK텔레콤이 유심 고객정보 해킹 사고로 관련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에 나선 지난 28일 부산 시내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재고 소진 안내문구가 적혀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SK텔레콤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번호 이동’을 통한 가입자 이탈 압박이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이 개인정보 보호 대책으로 내놓은 ‘무료 유심 교체’가 유심 조기 소진 등으로 혼란을 이어가자 유심을 보유한 경쟁사로 옮기는 것이 대안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규제 당국도 통신사 변경에 따른 위약금 문제에 대해 “(SK텔레콤이) 전향적으로 고려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28일 유심 교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가입자들이 몰리면서 유심 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보유하고 있던 유심이 당일 오전에 바닥나면서 ‘조기 소진’을 이유로 교체 작업을 중단했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를 시작하기 전 100만 개 유심을 보유하고 있었다. 5월 말까지 500만 개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지만 2300만 가입자 가운데 절반만 유심 교체에 나서도 유심 부족 사태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일부 가입자들은 ‘번호 이동’을 통한 통신사 변경이 해답이라는 주장을 편다.

국회에서도 통신사 변경을 통한 보안 확보 언급이 나왔다. 지난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에게 “통신사를 LG유플러스나 KT로 바꾸면 괜찮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고 위원장은 “통신사를 바꾸는 것도 2차 피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통신사를 바꿀 경우 해당 통신사의 유심으로 즉시 교체가 가능해 SK텔레콤 유심 교체 서비스처럼 대기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다수 가입자가 ‘약정 할인’이나 ‘결합 할인’으로 묶여 있는 상태여서 통신사 변경은 ‘위약금’ 문제가 발생한다.

이와 관련 윤 위원장은 “통신사를 바꾸게 된다면 위약금 문제도 해결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검토해 보라”고 지적했고 고 위원장은 “회사 쪽에서 전향적으로 고려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정 할인에 대한 위약금은 통신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단말기 대금 등을 직접 지원한 데 따른 것이어서 면제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약 위약금 면제 조치가 이뤄질 경우 경쟁 통신사로의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텔레콤의 유심 정보 유출 피해 내용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것도 가입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발생한 유출 사고 이후 10여 일이 지났지만 유출 피해자 규모나 유출 내용에 대한 파악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SK텔레콤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유출 정보는 최대 9.7기가바이트(GB) 분량에 달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유출 사고 당시 총 9.7GB에 달하는 데이터가 외부로 전송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문서 파일로 환산할 경우, 300쪽 분량의 책 9000권(약 270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이다.

최 의원도 번호 이동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주장하면서 ‘유심카드 택배 운송’ 등으로 가입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국민 불안이 큰 만큼 SK텔레콤은 하루빨리 더 많은 양의 유심을 확보해 유심카드 택배 운송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고, 번호 이동을 원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위약금 면제 등 실질적 피해 구제 대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국회 청문회를 열고 SK텔레콤을 상대로 정보 유출 사고 원인과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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