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만 있을 뿐 ‘디테일’은 약했던 김문수의 ‘부산행’

발등의 불 가덕신공항 공기 지연에 “적기 완공” 언급만
현안 해결 언급 불구 구체성 없고, 눈길 끌 새 공약도 미진
경선 때 공약 북항 야구장 건설도 지역 이견으로 채택 못해
그린벨트 해제권 지자체 전부 이관 부각하지만 실현 여부 장담 못해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5-05-14 17:12:08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3일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첫 부산 방문에서 “싱가포르와 홍콩을 능가하는 글로벌허브도시로의 도약”을 약속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공약 제시는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기 지연’ 문제가 불거진 가덕신공항과 국회 입법이 막혀있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등 기존 현안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였고, 여론 주목을 받을만한 새 어젠더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이전’, ‘북극항로 개척’을 제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지역 공약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 여권 내에서 제기된다.

김 후보는 이번 부산 방문 당시 선대위 출정식, 자갈치시장 유세 등에서 지역의 비전인 글로벌허브도시, 물류중심도시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물류중심도시의 핵심 과제인 가덕신공항과 관련, 최근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공기 연장 요구로 조기 개항에 빨간불이 켜진 데 대해서는 “적기 완공”을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해법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은 전임 윤석열 정부의 공약이다. 이 때문에 김 후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됐지만, ‘의지’ 외에는 지역이 기대했던 구체적 대안은 제시되지 못했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 현재로서는 2029년 개항을 관철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지 않느냐”면서 “섣부른 공약보다는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에 대해서도 “해결하겠다”는 의지 표명만 했을 뿐, 집권 이후에도 다수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어떻게 법안 처리를 이끌어낼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이 후보에 비해 ‘후발 주자’인 김 후보가 이번 방문에서 ‘해수부 이전’에 맞대응할 수 있는 깜짝 공약을 제시하지 않겠나 하는 관측도 있었다. 이와 관련, 김 후보는 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으로부터 북항 내 야구 경기장 건립을 공약으로 채택해 달라는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항 야구장 건립에 대한 지역 내 공감대가 넓은 상황에서 김 후보가 이 문제를 치고 나올 경우 시민들의 큰 관심을 끌 것이라는 지역 여권 일각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김 후보는 해당 이슈를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김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부산 방문 전 북항 야구장 건립을 논의하긴 했지만, 사직야구장이 있는 지역 의원들이 반대하는 사안이라 채택하긴 어려웠다”고 전했다.

대신 국민의힘은 이번 방문에서 그린벨트 해제 권한 전부를 부산시장에 넘기겠다는 김 후보의 발언을 부각했다. 부산시당 핵심 인사는 “부산의 고질적인 산단 부지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의미가 큰 공약”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 권한의 지자체 이전을 각 지역 방문에서 공통적으로 공약하고 있는데, 그린벨트 관리권을 지자체로 전부 이관하는 방안을 실제 추진할 경우, 환경 문제 등으로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