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엔 모든 친환경 연료 벙커링 가능한 부산항 구축"

취임 100일 BPA 송상근 사장

에너지 자립형 친환경 항만 목표
LNG·수소 등 공급 인프라 조성
신항 운영사 단계별 통합안 수립
인센티브·스마트화 지원 구상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 2025-05-18 18:08:58

송상근 BPA 사장이 친환경 연료 벙커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 위). 지난 2월 부산항 신항에선 국내 최초로 하역 중인 화물선에 선박 대 선박(STS) 방식으로 LNG를 공급했다. BPA 제공 송상근 BPA 사장이 친환경 연료 벙커링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사진 위). 지난 2월 부산항 신항에선 국내 최초로 하역 중인 화물선에 선박 대 선박(STS) 방식으로 LNG를 공급했다. BPA 제공

친환경과 스마트화는 해운·항만·조선을 아우르는 산업계 전체의 화두다. 지난 2월 10일 부산항만공사(BPA) 제8대 사장에 취임한 송상근 사장이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송 사장과 인터뷰하면서 관련 산업계 전반의 흐름과 부산항의 준비 상황,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을 물었고, 그는 친환경과 스마트화에 대한 준비 상황을 설명하며 목소리에서 에너지가 묻어났다.

송 사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주영한국대사관에 참사관으로 파견 근무하면서, 국제해사기구(IMO)에서 2050년 온실가스 감축 초기 목표를 설정하던 2018년 4월 우리 정부 수석대표로 참석해 현장에 있었다”며 “앞으로 해운·조선업에 친환경은 필수고,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BPA 사장이 된 그의 목표 중 하나도 부산항을 에너지 자립형 친환경 항만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부산항에는 가장 대중적인 저공해 연료인 LNG를 벙커링할 인프라가 없다. 송 사장은 “지금은 부족하지만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지금부터 준비하고 실행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항에 앞서 친환경 연료 벙커링을 고민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송 사장은 출장길에도 곧 오른다. 그는 “2050년에는 부산에 오는 모든 선박에 친환경 연료를 벙커링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려고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배에서 배로(STS), 더 길게는 LNG와 메탄올을 넘어 암모니아와 수소까지 공급할 수 있도록 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선박 연료의 40%는 암모니아, 17%는 수소, 21%는 바이오연료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송 사장은 부산항 신항 남컨테이너부두 배후에 계획된 LNG벙커링 터미널을 비롯해 진해신항까지 범위를 넓혀 적정한 터미널 위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항의 고질적 문제인 소규모 부두 운영사와 영세한 항만연관산업 문제도 물었다. 이미 민간 업체들이 난립한 상황, 공공부문이 어떻게 하면 ‘규모의 경제’를 유도할 수 있을까. 우선 부산항 신항 7개 운영사를 통합하는 과제에 대해 송 사장은 10년 전 항만물류과장 시절 부산항 북항 운영사 통합에 성공한 경험을 살려, “내부 통행로 등 부두 시설을 공유하는 운영 통합, 합작 법인 설립, 법인 통합의 순서로 보고 각 단계에 맞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고, 상반기 중 구체적인 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시설 통합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거나, 항만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스마트화 지원 등의 안을 구상 중이다. 신항에 새 터미널이 문을 열면 고질적으로 발생하는 물량 쟁탈전과 하역료 덤핑 경쟁도 결국 소규모 운영사 난립의 결과다. 송 사장도 “부산항 하역료가 베트남 절반 수준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운영사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 토론도 했는데 운영사들 스스로도 ‘이대로는 공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과거 북항 하역료 안정 사례를 검토하고, 업계 스스로의 노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항만연관산업은 2023년 기준 부산과 경남 창원에서 한 해 57조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지만, 부산 소재 업체의 55%, 경남 창원 소재 업체의 71%가 10인 미만 영세업체로 조사됐다. 이런 탓에 급변하는 해운·항만 산업에 대처하기 어려운 이들 업체를 위해 송 사장은 “우수기업 인증제(WeBUSAN), 국내외 판로 개척, 생산성 향상 컨설팅, 설비 지원 등의 방식으로 연 10억 원가량의 항만연관산업 지원을 하고 있는데, 현실적 지원과 동시에 제대로 산업을 영위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함께 풀어가려고 6월부터 업종별, 단체별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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