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때문에…큰손 채권투자자 ‘셀 아메리카’ 나서나

트럼프 관세정책과 감세로 인해
30년물 미 국채 12년만에 최고
“다른 시장 국가로 자산 다각화”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2025-05-23 17:19:30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 버지니아 폭스 의원이 5월 22일(현지시간) 국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안을 통과시킨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하원 규칙위원회 위원장 버지니아 폭스 의원이 5월 22일(현지시간) 국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안을 통과시킨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감세 정책으로 인해 ‘큰손’ 채권 투자자들이 미국 이외 시장 비중을 늘리는 등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 이어 최근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과 그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미국 국채 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다.

이 법안은 올해말 종료예정인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안이 통과한 뒤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 중 한때 5.15%까지 올라 2013년 10월 이후 최고를 찍었다. 채권금리가 올라갔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금리를 더 많이 줘야 채권이 팔린다는 의미다.

이같은 움직임에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이 ‘셀 아메리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들이 유럽을 비롯해 일본·호주 등 비교적 고금리를 주는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빈센트 모르티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은 더 이상 최종적이고 유일하게 받아들여지는 안전처가 아니다”며 “미국은 극심한 재정 무절제의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CIO는 “고객들이 이제 관세 여파, 재정적자 규모 등 미국의 모든 일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시장으로 자산을 다각화할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밖의 비달러화 자산을 찾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독일·프랑스의 경우 재정 확장 우려가 있는만큼 이탈리아·스페인이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도 이날 급증하는 미국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에 대해 우려하면서 “채권 시장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달리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국의 재정적자 비율이 6.5% 수준에 이르러 시장이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어설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국채가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높아진 금리가 가계·기업의 대출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이자 지급 부담을 늘려 정부의 재정 악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