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6-02 17:00:31
6·3 대선을 하루 앞둔 2일 더불어민주당이 보수단체 리박스쿨 댓글 조작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리박스쿨 대표 손 모씨와 새로운 연결고리가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대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양당 간 신경전이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민주당 신속대응단은 이날 “김 후보와 손 대표는 2022년 4월 나라지킴이고교연합의 초대 회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극우 인사 김 모씨의 추모대회에 함께 참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영상을 함께 공개한 대응단은 “김 후보는 리박스쿨과의 관계성을 어제도 부인했지만, 당일 행사장 영상을 보면 김 후보와 손 대표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응단은 또 “리박스쿨은 또 다른 댓글의혹 조직인 ‘국민의눈’과도 연관돼 있다”며 “전광훈 목사의 며느리인 양 모씨의 유튜브를 보면, 리박스쿨은 ‘국민의눈’ 회원 모집을 독려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후보도 리박스쿨 의혹을 직접 언급했다. 이날 이 후보는 국민의힘에서 ‘짐 로저스 지지 선언 사기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김 후보는 그런 문제보다는 리박스쿨이라는 사이버 반란, 사이버 내란 중대 범죄에 대해 본인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해명부터 하는 게 먼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국가 예산을 전용하고 국정 국가 권력을 일부 이용해 ‘이재명이 나쁘다, 김문수가 좋다’ 등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쓰고 국민 여론을 조작해서 민주주의 과정 자체를 파괴하려는 사이버 내란 행위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하는 게 먼저 아닐까”라고 강조했다. 대선 막판, 판을 뒤집을 변수를 두고 양당이 ‘리박스쿨 의혹’과 ‘짐 로저스 지지 진위 여부 논란’을 주고 받으며 겨루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계속되는 공세에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며 즉각 반박했다. 이날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브리핑을 통해 ‘리박스쿨’이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성을 따 만든 단체라는 점과 관련해 “(단체의 이름에) 이승만·박정희가 들어가 있으니 극우단체이고, 극우단체 사람들과 김 후보가 아니까 문제가 있다는 식의 프레임으로 자꾸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고 적극 해명했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 선대위 현장 회의에서 “최근 이재명 후보가 ‘댓글 조작은 반란 행위’라고 했는데, 그 말은 가장 먼저 자신에게 돌려야 한다”며 “2017년 광주에서 손가락 혁명군 출정식을 열었고 드루킹 댓글 조작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김경수 전 지사를 지금 이 순간 총괄선대위원장 자리에 앉혀놓고 있다”며 화살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리박스쿨 의혹은 최근 한 언론 매체가 우익 성향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 역사 교육 단체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팀을 운영했다고 보도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 업무 협약을 맺고,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서는 리박스쿨의 유튜브 영상 등에 김 후보가 등장한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고발장이 접수돼 경찰은 ‘리박스쿨’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