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2025-06-05 15:07:49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진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과 연계된 인사가 부산 지역 초등학교의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한 사실이 부산시교육청 전수조사에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와 합동 조사를 통해 해당 강사의 정치적 편향 발언 여부를 추가로 조사하고,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 자격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달 2일부터 5일까지 부산 지역 초등학교 303곳, 특수학교 12곳, 늘봄전용학교 4곳 등 총 319개교를 대상으로 리박스쿨 등 관련 단체와 늘봄 프로그램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조사 결과,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가 이사장으로 있는 글로리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1명이 부산 초등학교 2곳에서 늘봄학교 강사로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강사는 정치·역사 교육이 아닌 과학 프로그램을 맡고 있으며, 글로리 사회적협동조합(14종)과 한국교육컨설팅연구원(17종)이 발급한 자격증은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강사는 2019년과 2021년, 2022년에도 부산 내 초등학교에서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로 수업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다만 시교육청은 과거 방과후 프로그램 활동 당시에도 글로리 사회적협동조합의 이사였는지 여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교육부와 합동으로 학생·교사 면담 등 현장 조사를 벌여 해당 강사가 수업 중 정치적 편향 발언을 했는지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다. 정치적 발언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교육부와 협의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시교육청 허남조 초등교육과장은 “우선 해당 강사의 정치 편향 발언 여부를 조사한 뒤, 어떤 조치를 할 수 있을지 교육부와 협의를 거칠 예정”이라며 “향후 민간자격정보서비스와 협력해 늘봄 프로그램 강사 민간 자격 검증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리박스쿨 관련 단체와 직접 위탁 계약을 맺은 학교는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 단체는 리박스쿨을 비롯해 글로리 사회적협동조합, 한국늘봄교육연합회, 우남네트워크, 프리덤칼리지학회 등 총 5곳이다.
한편 교육부는 이달 5일부터 12일까지 전수조사를 추가 실시한다. 시도교육청은 늘봄학교 프로그램 위탁 유형, 프로그램명, 2021년 이후 강사 활동 여부, 참여 학생 수, 민원 발생과 관련 단체 여부, 교육 이수·자격증 취득 여부 등을 파악해 오는 13일까지 교육부에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