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 2025-06-04 17:52:50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라크 원정길에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으려고 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한국 시간) 오전 3시 15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라크 원정 A매치는 35년 만이다.
한국은 3차 예선 두 경기씩을 남겨놓은 현재 4승 4무(승점 16)로 무패 행진을 이어오며, 요르단(3승 4무 1패·승점 13), 이라크(3승 3무 2패·승점 12) 등을 제치고 B조 6개국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이라크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 축구는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11회 연속이자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를 포함해 통산 12번째로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른다.
FIFA 랭킹은 한국이 23위, 이라크가 59위다. 역대 국가대표팀 간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최근 3연승을 포함해 10승 12무 2패로 절대적 우위에 있다.
지난 2일 밤 전세기편으로 결전지 이라크에 도착한 한국 대표팀은 4일 오전 3시 알파이하 스타디움에서 이라크 입성 후 첫 훈련을 했다.
먼저 이라크에 도착해 있던 중동 국가 리그 소속의 권경원, 원두재(이상 코르파칸), 조유민(샤르자), 박용우(알아인)를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함께하고서 뒤늦게 합류한 이강인까지 이번 원정에 참여한 26명의 선수가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훈련은 선수별로 소속팀에서의 경기 출전 시간 및 시기를 고려해 3개 그룹으로 나눠 피지컬 훈련으로 시작했다. 이후 레크리에이션을 겸한 코디네이션 훈련, 공격 및 수비 포지션 훈련을 위한 스몰사이드 게임의 전술 훈련을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은 전술 훈련에서 포지션별로 복수의 선수를 두루 기용하면서 이라크전에 적합한 선수가 누구일지를 살폈다.
이라크전의 최대 난적은 40도를 웃도는 날씨다. 현지 기온은 낮 시간대는 최고 45도까지 치솟고, 저녁 시간대에도 35도에 머무는 등 ‘찜통’ 더위다. 중동 국가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그나마 적응이 되겠지만, 손흥민과 이강인, 황희찬 등 유럽파 선수들에겐 적응이 쉽지 않은 날씨다. 현재 대표팀에서 이라크 원정 A매치를 경험한 이는 선수, 지도자를 통틀어 홍명보 감독이 유일하다.
한국이 이라크에서 원정 경기로 A매치를 치른 것은 1990년 2월 바그다드에서 열린 친선경기 이후 35년 만이다. 당시 선수였던 홍 감독이 선발 출전한 경기다.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른다. 유럽 데뷔 시즌에 물오른 공격력을 자랑한 축구대표팀의 오른쪽 수비수 설영우(즈베즈다)는 이라크전을 앞두고 득점에 자신감을 보였다.
즈베즈다에서 보낸 첫 시즌,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6골 8도움을 올린 설영우는 “처음 유럽에 나갔는데, K리그에 있을 때보다 이상하게 공격포인트를 잘 올렸다. 공격적인 면에서 잘 되는 만큼, 내가 골을 넣어서 이라크전에서 이기면 굉장히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월드컵 3차 예선 오만전에서 선발로 데뷔한 신예 왼쪽 풀백 이태석(22·포항)은 “기회가 온 만큼 실력을 잘 발휘해 이 자리를 놓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