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6-12 10:52:12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에 맞춰 대남 소음 방송을 멈춘 것으로 보인다. 남측의 조치에 북측이 일정 부분 반응한 셈으로, 남북 간 긴장 완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늘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은 없다”며 “북한의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이후까지 일부 지역에서 방송이 들렸지만, 자정을 넘긴 뒤로는 모든 지역에서 소음 방송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평소 새벽까지도 소음이 이어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정황이다.
다만 군 당국은 북한이 소음 방송을 공식적으로 중단한 것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우리 군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날 오후 2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 지시에 대해 “남북 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특히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인해 피해를 겪어 온 접경지역 주민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지난해 6월 9일, 북한의 대남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약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이후 북한도 같은 해 7월부터 대남 확성기를 동원한 소음 방송을 시작해 접경지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해졌다.
북한의 소음 방송 중단이 일시적 대응인지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남측의 확성기 방송 중단에 북측이 호응하면서 남북 간 대화 분위기 조성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