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2025-07-03 10:11:19
미국이 베트남과 상호 관세 20%에 전격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와는 무역 협정이 임박했지만, 일본과는 합의에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가 미국 기업에 대한 장벽을 낮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인도에 지난 4월 26%의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오는 9일 90일 유예 기간을 앞두고 최종 관세율을 두고 상당히 합의에 근접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앞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도와 매우 가까운 단계에 와 있다”며 “미국과 인도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거의 합의에 이르렀으며, 이는 인도가 다음 주부터 급격한 관세 인상 조치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협정을 타결하고, 양국 간 해묵은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주 미국 워싱턴을 찾은 이후 체류 기일을 연장했다.
베트남과 무역 협정을 타결하고 인도와도 합의에 근접한 미국이지만, 일본과의 합의를 놓고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9일 마감일 전까지 인도를 포함한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체결을 일본보다 우선시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지난 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행사에서 “복잡한 무역 협상의 중간, 어쩌면 그 이상 지점에 와 있다”면서 “서로 주고받는 양보가 있어야 하며, 양측이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관세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또다시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 1일에 이어 2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7월 9일 기한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 단지 각국에 그들이 직면할 관세율을 알리는 서한을 보낼 것”이라면서 “우리는 일본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거래가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산 제품에 대해 30% 또는 3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했는데, 이는 지난 4월 발표했다가 유예한 일본 대상의 상호 관세 24%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 미국산 쌀 수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쉬운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미국에서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팔고 있으면서 미국산 쌀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2일 국익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야당 대표들과의 공개 토론회에서 “일본은 다른 나라들과 다르다. 우리는 미국 내 최대 투자국이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관세보다 투자를 기본 기조로 삼고 있고 앞으로도 미국과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면서도 일본의 국익은 확실히 지킬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관세 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이번 주말 8번째 미국 방문을 준비 중이라고 일본 방송 TV 아사히가 보도했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은 “미국 방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9일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것은 인식하고 있지만 일본의 국익을 해칠 수 있는 협정에 섣불리 합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