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7-14 10:44:03
이재명 정부 첫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4일 시작됐다. 오는 18일까지 나흘간 장관 후보자 16명과 국세청장 후보자 1명 등 총 17명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슈퍼 위크’가 진행돼, 여야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회에서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각 상임위원회에서 동시에 열렸다. 특히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시작부터 거센 충돌이 벌어졌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 개의 직후부터 여야 간 고성이 오가며 13분 만에 정회됐다. 회의 진행 방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했고, 의사진행 발언과 후보자 선서 순서를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강선우 후보자가 청문회장에 입장하자 일부 야당 의원은 “부끄러운 줄 아셔야죠”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갑질왕 강선우 OUT’이라는 문구를 노트북에 부착한 채 청문회에 참석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피켓부터 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이해 충돌 논란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정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가 태양광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가운데, 정 후보자가 관련 업체에 특혜를 줄 수 있는 법안을 공동 발의한 사실이 집중 질의 대상이 됐다. 통일부 명칭 변경을 둘러싼 주장도 또 다른 논란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강선우·이진숙(교육부 장관 후보자)·정은경(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세 인물을 낙마 1순위로 지목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전날 “세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만 보더라도 자진 사퇴가 마땅하다”며 “검증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논평에서도 “장관 후보자 면면은 표절, 갑질, 탈세, 이념 편향 등 의혹 종합 세트”라며 “송곳 검증으로 민낯을 벗기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청문회 소명 결과에 따라 수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이를 두고 일부 후보자에 대한 조정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5일에는 권오을(국가보훈부), 김성환(환경부), 한성숙(중소벤처기업부), 안규백(국방부), 임광현(국세청장)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다. 16일에는 정성호(법무부), 김영훈(고용노동부), 이진숙(교육부), 17일에는 조현(외교부), 김정관(산업통상자원부), 구윤철(기획재정부) 후보자가 출석한다. 18일에는 윤호중(행정안전부), 정은경(보건복지부) 후보자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