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인데 ‘협치 없다’는 민주 당대표 경선… 선명성 경쟁 치열

민주 당대표 후보 2차 TV 토론회
협치보다 ‘강성 메시지’ 일변도로
정 ‘판사 평가제’에 박 ‘지귀연 저격’
새 지도부 체제, 여야 관계 경색 우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2025-07-28 10:51:59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TV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대표 후보 모두 “내란 정당과 협치 없다”고 입을 모으며 선명성 경쟁이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협치를 내세웠던 박찬대 후보도 경선 막판 강경 노선으로 방향을 틀면서 새 지도부 출범 이후 여야 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커진다.

전날인 27일 민주당 정청래, 박찬대 두 후보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열린 2차 TV 토론회에서 ‘국민의힘이 다음 달 전당대회로 당대표를 뽑을텐데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이 있는가’란 공통 질문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가운데 파트너로 삼을 만한 인물은 없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내란 척결이 우선”이라며 “국민의힘은 과거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 때보다 (사안이) 100배, 1000배 위중하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 역시 “내란 세력과는 협치도, 타협도 절대 없다”며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당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사람이 나온다면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8·2 전당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두 후보 모두 막판 선거 전략으로 ‘여야 협치’라는 온건한 메시지보다 ‘내란 척결’ 등 대야 공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며 박 후보는 최근 전략 전환이 뚜렷한 모습이다. 정 후보의 ‘강성’ 이미지에 밀려 당심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당 지지층 사이 강경한 대여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을 의식해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박 후보는 지난 26일에는 김건희 특검 활동 기한 연장과 특검법 재발의를 언급했고, 25일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앞에 모였던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해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어 27일에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접대 의혹을 언급하며 “지 판사를 내란 법정에서 끌어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당초 통합과 협치를 강조했던 박 후보가 당심에 맞춰 메시지를 수정한 것으로 읽힌다. 첫 TV토론에서 ‘여당 대표로서 협치 가능성’을 언급했던 박 후보는 이번 토론에서는 “내란 세력과 협치를 어떻게 하겠나”라고 반문하며 선명성을 부각했다.

정 후보는 기존의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사법부 개혁을 명분으로 ‘판사 평가제’ 도입을 주장하며 사법부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 가능성도 시사했고, 검사를 징계해 파면할 수 있는 검사징계법과 검찰청법 개정안도 함께 내놓았다.

두 후보 모두 전당대회 막바지에 이르러 막판 당심을 잡기 위해 선명성을 내세우는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체 권리당원의 30% 이상이 몰려 있는 호남에서의 결과가 판세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남은 일정에서도 당심을 겨냥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을 중심으로 초강수를 꾸준히 던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이 강성 발언과 선명성 경쟁으로 점철되면서, 다가오는 새 지도부 체제에서 여야 간의 끝없는 정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집권 여당임에도 불구하고 야당과의 협치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들이 난무하면서, 민생 해결을 위한 생산적 정치보다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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