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 로얄' 등 글로벌 흥행작을 내놓은 핀란드 게임사 슈퍼셀이 히트작을 만들 수 있었던 비결로 구성원 개개인에 대한 통제 시스템을 꼽았다.
슈퍼셀에서 게임 론칭을 총괄하고 있는 티무르 하우실라 리드 디렉터는 25일 개막한 '2017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 강연자로 나서 '슈퍼셀의 게임개발 접근법'을 설파했다.
2010년 설립된 슈퍼셀은 '클래시 오브 클랜', '헤이데이', '붐비치', '클래시 로얄' 단 4종의 게임만으로 지난해 2조7천억에 육박하는 연매출을 낸 기록적인 기업이다.
하우실라 디렉터에 따르면 슈퍼셀은 소규모의 독립적인 개발조직과 개별적인 팀 문화를 바탕으로 게임을 개발한다. 가장 적은 곳은 2명, 현재 기준으로 가장 구성원이 많은 팀은 16명이다.
'클래시 로얄'의 경우가 최다 인원을 보유한 팀인데, 여기엔 코드를 짜는 직원부터 아트 디렉터, 분석, 품질보증(QA)을 담당하는 인원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직원들에 대한 통제를 줄이는 대신 리스크는 높더라도 책임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고효율을 내는 게 하우실라 디렉터가 밝힌 슈퍼셀의 개발 전략이다. 실패를 하더라도 그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진다. 다만 이러한 책임이 인사상의 불이익은 아니다.
실제 이 회사의 대표작 중 하나인 '붐비치'를 내놓기 전 개발중단의 위기가 찾아왔다고 한다. 이 때 이를 풀어낸 것이 바로 구성원들의 주인의식과 책임감이었다.
하우실라 디렉터는 "개발에 시간도 오래 잡아 먹은 데다가 인원도 부족했다"면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부 테스트 결과 피드백까지 좋지 않았다. 첫 타이틀이었던 '클래시 오브 클랜'의 성공요소와 정반대의 형태로 개발됐다는 이유에서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설문을 진행했는데 한 명을 빼고 모두 이 게임을 모두 '킬'해야 한다고 답했고, 반대로 해당 팀에선 한 명만 제외하고 프로젝트를 이어가야 한다고 의견을 내 갈등상황이 연출됐었다"면서 "게임의 가치를 다시 보고, 주인의식이 동반된 구성원들의 책임감이 게임을 흥행으로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클래시 로얄' 역시 론칭전 이러한 위기상황이 있었다. 모바일 환경에서 이용자들간의 실시간 대전게임을 아무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또 캐릭터들의 구성 메타를 이해하지 못하면 게임을 즐기는 것도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게임을 고도화해나가면서 초기 버전의 지적사항들을 보완해 나갔다는 게 하우실라의 설명이다.
그는 "게임을 개발한다는 건 문제해결의 과정"이라고 말하며 "초기 아이디어가 좋더라고 거기엔 반드시 허점이 있다. 이를 잘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이디어 수준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도 의미가 없다. 실행이 중요하다"며 "실패를 축하할 이유는 없지만, 그 과정을 통해 얻는 '배움'에 대해서는 축하할 필요가 있다. 슈퍼셀에는 이를 축하하는 걸 하나의 문화로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류세나 기자 cream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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