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 2020-03-26 18:44:43
“시즌이 이렇게 끝나니 시원섭섭하다. 잠시 쉬면서 내년 시즌 준비를 구상하겠다.”
유영주(사진) 부산BNK 썸 감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자 프로농구가 조기에 종료된 데 대해 먼저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무관중 경기를 하다 2주간 리그가 중단되면서 선수들이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안전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고…”라며 선수단 안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받아들였다.
시즌 종료와 함께 창단 첫해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된 점에 대한 아쉬움도 묻어났다.
다만 외국인 선수 다미리스 단타스가 고국 브라질로 귀국하는 바람에 리그가 재개됐더라도 플레이오프행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점도 인정했다.
시즌 초반은 가시밭길이었다. 유 감독 자신도 초보 감독 티를 벗지 못해 애를 먹었음을 자책했다. “나 자신과 선수들 모두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냉정하지 못하고 쉽게 흥분한 모습에 선수들도 흔들린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부천 하나은행과의 데뷔전 패배를 가장 아쉬워했다. 경기에서 진 것도 있지만, 주전 이소희와 진안이 부상당한 게 뼈아팠다(이 부상으로 이소희는 3개월, 진안은 한 달간 출전을 못 했다). “거의 멘붕이 왔다”고 고백했다. 이후 BNK는 연패 늪에 빠져 1라운드 5전 전패를 당했다.
2라운드 첫 경기에서 기다리던 승리를 맛봤다. 지난해 11월 29일 용인 삼성생명을 상대로 첫 승을 따냈다(유 감독은 이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한 수 배우자는 입장에서 경기에 나섰는데, 선수들이 잘해 줘 이길 수 있었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강팀에 강한 반면 약팀에 쉽게 무너진 경기력에 대해선 ‘경험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선수들 상당수가 지난 시즌까지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것이 승부처에서 약점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 BNK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팀이었다”며 “잘할 때와 못 할 때의 편차가 컸다. 다음 시즌엔 균형 잡힌 팀으로 만들어, 더 화끈한 농구로 부산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정광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