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훈 "MVP 2연패 도전" 안혜지 "평균 15점 이상 넣겠다"

프로농구 주말 개막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2020-10-08 18:32:17

프로농구 부산KT와 부산BNK가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두 간판스타 허훈과 안혜지의 활약이 필요하다. 지난달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 대회의 허훈(왼쪽)과 지난 시즌 경기 중인 안혜지. KBL·부산BNK 썸 제공 프로농구 부산KT와 부산BNK가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두 간판스타 허훈과 안혜지의 활약이 필요하다. 지난달 군산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0 MG새마을금고 KBL컵 대회의 허훈(왼쪽)과 지난 시즌 경기 중인 안혜지. KBL·부산BNK 썸 제공

프로농구의 계절이 왔다. 남자 프로농구(KBL)는 9일 서울 SK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2020-2021시즌 막을 올린다. 여자 프로농구(WKBL)는 10일 청주 KB와 아산 우리은행의 맞대결로 시즌을 개막한다. 부산KT 소닉붐은 10일 오후 2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고양 오리온과 개막전을 치른다. 여자부 부산BNK 썸은 11일 오후 6시 용인 삼성생명과 원정 첫 경기를 갖고 14일 오후 7시 스포원파크 BNK센터에서 청주 KB 스타즈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연다. 주말 개막전을 앞둔 부산의 두 프로농구팀 ‘간판스타’ KT 허훈과 BNK 안혜지를 만나 새 시즌 각오와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인터뷰는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언택트)으로 진행됐다. 두 선수는 나란히 ‘팀의 상위권 진출’을 우선 목표로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허훈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 내친김에 우승까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안혜지는 “BNK의 첫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다치지 않고 54경기 전부 출전

더 좋은 성적 거둬 우승 가겠다”

부담 즐기며 MVP 2연패 도전

“슈팅·2 대 2 플레이 집중 연습”


■프로농구 ‘최고 스타’ 부산KT 허훈

지난 시즌 허훈은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평균 14.9득점, 7.2어시스트, 2.6리바운드, 1.2스틸을 기록하며 국내 선수 득점 2위에 어시스트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20일 원주 DB를 상대로 9개 연속 3점 슛을 쏘았고, 지난 2월 9일 안양 KGC인상공사전에선 24점 21어시스트를 달성했다. 9연속 3점 슛 성공과 20-20은 모두 KBL 최초 기록이다. 이런 발군의 성적을 바탕으로 허훈은 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해 농구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허훈은 MVP에 오른 부담을 솔직히 인정했다. 상대 팀들의 견제도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부담감과 견제를 즐기면서 이겨내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시즌 방송 출연에 대한 일부의 우려 섞인 시각도 불식시켰다. “나름대로 재밌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그렇다고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허훈은 아버지 허재 전 감독과 함께 ‘뭉쳐야 찬다’ ‘도시어부’ ‘정글의 법칙’ 등 예능에 출연해 연예인 못지않은 화려한 입담을 뽐냈다. 덕분에 인기 하락세인 농구 홍보 효과도 있었다.

허훈은 비시즌 “부족했던 슈팅과 2 대 2 플레이 스킬을 신경 써서 연습했다”면서 “지난 시즌 팀이 실점 1위여서 수비 훈련도 집중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 시즌 평균 득점 81.4점으로 10개 구단 중 3위에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평균 83.7점을 내줘 리그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마커스 데릭슨, 존 이그부누 두 외국인 선수와의 ‘찰떡 호흡’도 자신한 허훈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쳐 MVP를 다시 타도록 하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다치지 않고 시즌 54경기에 전부 출전하고 싶다”는 목표도 전했다. 지난 시즌 허훈이 부상으로 빠진 8경기에서 KT는 1승 7패를 당했다.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T 서동철 감독은 6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완성도 높은 공격 농구로 성적과 재미를 모두 잡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T는 21승 22패로 6위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허훈이 다시 MVP급 활약을 펼쳐 재밌는 농구와 함께 팀 성적도 부쩍 끌어올리길 기대해 본다.


연봉 3억 계약 기간 4년 파격

“팀 최고 대우에 감사와 걱정

첫 플레이오프 진출 이루겠다”

체력 등 고강도 훈련 ‘준비 끝’


■‘작은 거인’ 부산BNK 안혜지

안혜지는 지난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10.3득점, 7.7어시스트, 1.81스틸로 두 시즌 연속 어시스트 1위를 차지했다. WKBL 베스트 5에도 선정된 안혜지는 팀 공헌도 2위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후 BNK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안혜지를 연봉 3억 원에 계약 기간 4년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로 붙잡았다. 3억 원은 WKBL 최고 연봉이다. 리그 최단신(164cm) 선수지만, 어엿한 ‘연봉 퀸’으로 등극한 안혜지. 이제 자타공인 BNK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코트 위 야생마 같은 모습과 달리 전화 속 안혜지의 목소리는 조곤조곤했다. 그는 최고 연봉 선수라는 타이틀에 대한 책임감을 먼저 털어놓았다. “팀에서 최고 대우를 해 주신데 대해 감사하다. 그만큼 부담도 되고 걱정도 많이 되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다미리스 단타스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의 역할이 컸다는 주위의 시선도 의식한 듯 보였다. “외국인 선수가 없어 센터 게임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국내 선수끼리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해 볼 만하다”며 이번 시즌을 맞아 어느 때보다 많이 훈련하고, 철저히 준비했음을 강조했다.

안혜지는 “5월부터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 엄청나게 뛰었다”면서 “다른 프로 구단과 남자고등학교 팀과 연습경기를 계속하며 시즌에 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팀이 신장이 작아서 수비에서의 박스아웃과 리바운드, 속공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고 덧붙였다. BNK는 6개 구단 중 신장이 가장 작다. 신장의 약점을 강한 체력과 빠른 공격으로 극복하기 위해 정말 단내나게 훈련했다고 한다.

안혜지 스스로는 어시스트에 비해 다소 부족한 득점력 보완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15~20점 넣는 게 목표다”면서 “이를 위해 매일 700~800개가량 슈팅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BNK는 지난 시즌 10승 17패로 3위에 1경기 차 뒤진 5위를 차지했다. 신생 구단으로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준 셈이다. 올 시즌 구단도, 선수들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한다. 창단 2년 차에 도전하는 ‘봄 농구’ 열망의 중심에는 안혜지가 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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