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준열이 23일 개봉한 영화 ‘올빼미’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NEW
“이렇게 하면 눈의 초점이 없어지고요. 이렇게 하면 초점이 돌아옵니다.”
영화 ‘올빼미’ 인터뷰장에서 만난 배우 류준열은 극 중 ‘주맹증’ 캐릭터를 이렇게 연기했다며 직접 시범을 보였다. 그가 테이블 중간을 응시하며 초점을 흩뜨리자 거짓말처럼 작품 속 맹인 침술사 ‘경수’가 나타났고, 눈의 초점을 맞추자 순식간에 평소 모습으로 돌아왔다. 류준열은 “눈에 초점을 빼는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며 “촬영이 끝난 뒤에는 다시 초점을 맞추는 데 애를 먹었다”고 웃었다.
류준열의 이번 신작은 낮에는 볼 수 없는 맹인 침술사가 궁궐 안에서 벌어진 사건을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그가 그린 경수는 사건의 중심에서 극을 이끄는 인물이다. 류준열은 “그동안 어디에선가 본 것 같은 친숙한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며 “이번 캐릭터는 앞을 잘 볼 수 없고 에너지도 있는 캐릭터라 좀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야기가 주는 몰입감과 설득력이 있더라”면서 “누가 이 캐릭터를 맡아야 한다면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올빼미’ 스틸 컷. NEW
첫 맹인 연기에 도전한 만큼 준비를 철저히 했단다. 류준열은 “모델들의 눈을 보면 꿈을 꾸는듯한 느낌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살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모델들이 워킹할 때나 화보를 찍을 때 짓는 표정이 있어요. 그걸 유심히 봤죠. 또 주맹증을 앓고 계신 분들을 만나기도 했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 정도는 모두 다르다고 하시더라고요. 몇몇 분과 식사를 같이한 적도 있는데 ‘정말 안 보이시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행동이 자연스러운 분도 있었어요. 선입견이나 편견을 무너뜨린 경험이었죠.”
류준열은 “이번 작품을 하면서 삶에 감사함을 느꼈다”고 했다. 앞으로 인생의 방향성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그는 “평소에 앞만 보고 가는 스타일인데 요즘엔 잘하고 있는지 많이 생각한다”며 “고정된 모습만 고집하기보단 내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는 철이 들면 안 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전 그걸 억지로 막지 않으려고 해요. 다만 좀 천천히 철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영화 연기를 시작한 류준열은 내년이면 스크린 데뷔 8년을 맞는다. 류준열은 “큰 꿈을 갖고 배우 일을 시작하지 않았다”며 “상상 이상의 일이 벌어지고 있어 가끔 놀랍지만, 욕심을 늘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아버지가 늘 순리대로 살라고 말씀하셨어요. 넉넉하면 넉넉한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살아가려고 해요. 흐르는 대로 정직하게 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