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덕운동장 재개발, 주민 의견 ‘꼼수 청취’ 안 돼”

부산시, 시의회 재심의 앞두고
3~5곳서 사업설명회 개최 예정
평일 낮 시간 추진에 일부 반발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2024-06-19 18:23:50

구덕야구장 자리에 들어선 체육공원과 구덕운동장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구덕야구장 자리에 들어선 체육공원과 구덕운동장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6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 집회가 열렸다. 독자 제공 6일 부산 서구 구덕운동장 앞에서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반대하는 주민 집회가 열렸다. 독자 제공

부산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해 논란이 이는 ‘구덕운동장 복합 재개발 사업’(부산일보 6월 4일 자 10면 등 보도)과 관련해 시가 시의회 재심의 절차를 앞두고 주민 의견수렴에 나섰다. 그러나 서구 주민들은 시의 의견수렴 절차를 놓고 평일 대낮에 추진하는 등 일부 절차를 문제 삼아 반발하고 있다.

19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오는 7월 열리는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의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계획 의견청취안 재심의를 앞두고 주민 의견 청취에 나선다. 앞서 지난 10일 건교위가 해당 사업 계획 의견청취안 심사를 보류하고 재심의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주민 의사를 수렴한 뒤 의견을 반영해 재심의를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시는 다음 주부터 서구 소재 행정복지센터 3~5곳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첫 번째 사업 설명회는 오는 26일 동대3동 주민센터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시는 이를 위해 서구 소재 행정복지센터 섭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 사이에선 시 여론수렴 절차가 잘못됐다고 반발한다. 사업 설명회가 평일 대낮에 동별로 추진되는 방식이어서 주민들 의견수렴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구덕운동장아파트건립반대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보통 지자체가 지역 중대 사안이 있을 경우 목소리 내는 주민들 중심으로 라운드 테이블 토론을 구성해 의견을 듣는 게 합당하다”면서 “주민 전체의 실질적인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시의 입맛대로 선택적, 부분적으로만 반영돼 결국 여론이 왜곡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시 입장은 다르다. 여러 장소에서 설명회를 여는 만큼 다양한 연령층이나 계층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이다. 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여러 장소에서 설명회를 가지면 다양한 연령층 참여가 가능하고 사업에 대한 주민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설명회는 구덕운동장 내 체육시설이나 평일 야간·주말 시간대 등 시간과 장소를 확대해 개최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구덕운동장아파트건립반대 주민협의회·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지난 17일부터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에 반대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시민 토론회를 열고 국토교통부에 반대 서명과 성명서를 전달하는 등 반대운동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는 지난달 23일 열린 공청회에서 애초 3개 동 38층 총 530세대 규모였던 아파트 건설 계획을 4개 동 49층 총 850세대로 늘린다고 밝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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