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댈 곳 없이 홀로 서는 아이들과 '함께 서기'합니다" 심주영 부산시보호아동자립센터장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 지원
자립교육·체험·생활 등 제공
취업과 사회적 관계망 형성 중점
수당 등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해야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2024-08-25 17:47:08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심주영 센터장은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심주영 센터장은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적 관계망을 잘 형성하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

“돌아갈 집이 없어지는 막막함 속에서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 곁에서 가족이 되어 주고 울타리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는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부산진구 양정동에 2016년 문을 열었고, 2022년부터는 보건복지부의 자립지원 전담기관 사업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심주영 센터장은 2020년 8월 취임해 5년째 센터를 이끌고 있다. 사회복지사 출신으로, 사회복지 경력 26년 차다. “고등학생 때 본 영화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영화에 나온 입양기관 사회복지사처럼 돼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입양기관에서 14년간 근무했어요. 육아로 잠깐 쉬었다가 노인복지관·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일했고요. 그러다가 ‘아이들을 돕겠다’는 초심으로 돌아왔습니다.”

‘보호아동’은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보호하고 있는 아이들을 말한다. 만 18세가 되면 공식적으로 퇴소하지만, 대학 진학 등의 사유로 대부분 연장을 신청한다. 연장은 만 24세까지 가능하다. 보호아동이 퇴소하면 ‘자립준비청년’으로 명칭이 바뀐다. 보호 종료 시점으로부터 5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심 센터장은 “자립지원센터의 업무는 자립교육, 자립체험, 자립생활, 자립지원전담기관 업무 등 크게 네 가지”라고 설명했다. 자립교육은 아동권리보장원에서 제시하는 아동자립역량강화 영역을 바탕으로 일상생활 기술, 지역사회 자원 활용 기술 등을 가르친다. 자립체험은 3박 4일간 3단계에 걸쳐서 혼자 사는 연습을 하는 것으로, 센터 건물에 마련된 원룸에서 이뤄진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가 대상이다. 만 18세가 지난 연장아동은 한 달간 자립을 체험할 수 있다. 재테크나 부동산 계약 등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분야가 있다면 강사와 연계해 주거나 심층 상담을 제공한다. 역시 센터 건물에 원룸 10곳을 갖추고 있다.

“혼자 사는 걸 아주 두려워하거나 경계선 지능 장애, 자립에 실패한 경우 등은 센터 내 자립생활관에 최대 12개월까지 입주하게 합니다. 생활 점검을 통해 안정적인 상황이 됐을 때 다시 나갈 수 있도록 해요.”

센터는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심 센터장은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부분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맞춤형 자립컨설팅, 면접데이, 청년들의 정다운 여행기(청정기), 유쾌한 자립준비청년들(유자청), 바람개비 서포터즈 등 자립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부산에는 보호아동 1230명, 자립준비청년 755명이 있다. ‘집중 관리 사례’로는 239명이 배정돼 있다. 주거나 심리·정서·경제적인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경우로, 월 40만 원씩 지원한다. 집중 관리 사례는 직원들이 월 1회 이상 대면하거나 전화하는 등 주기적으로 관리한다. 센터 직원은 총 25명으로, 1인당 평균 60여 명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학대 등의 이유로 보호자와 분리된 아이들이 시설로 많이 갑니다. 그래서 우울증·불안 등 심리적인 문제를 가진 아이가 많아요. 담당자가 바뀌면 아이들이 힘들어한다는 걸 아니까, 직원들이 일이 힘들어 그만두려다가도 마음을 다잡아요. 밤이나 주말에도 전화하고 아이를 찾아가기도 하고 그래요.”

직원들이 맡고 있는 일은 고되지만 처우는 열악하다. 주말 근무나 연장 근무에 대한 수당을 받기가 쉽지 않고, 대체 휴무제도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심 센터장은 직원들의 정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병가나 심리 상담 부분 지원도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센터의 향후 운영 방향을 묻자 “취업에 더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취업 지원 기관은 아니지만 경제적인 자립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지금도 진로 상담이나 직업 교육, 자격증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취업 성공 사례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프로세스를 만들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심 센터장은 시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관심과 후원은 소중한 아이들을 지키고 키우는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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