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독립운동가, 서영해 자료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예고

부산박물관 소장 자료 686점
인물 관련 자료 등록은 이례적
유럽서 독립운동 주도적 이끌어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2025-04-17 17:49:07

부산출신 독립운동가 서영해 자료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됐다. 청년 시절 서영해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출신 독립운동가 서영해 자료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됐다. 청년 시절 서영해 모습. 부산일보DB

부산박물관은 17일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 서영해 관련 자료(343건 686점)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됐다고 밝혔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이 자료들은 지난 2023년 3월 국가유산청에 문화유산으로 등록 신청했으며 약 2년간의 심의 과정을 거쳐 17일 등록 예고됐다.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청의 심의를 거쳐 자료들은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서영해는 1902년 부산 초량에서 태어나 3·1운동에 참가한 뒤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다. 1920년 프랑스로간 뒤 고려통신사를 설립해 일본의 침략과 조선의 참모습을 알리기 위해 언론인으로 활동하는 등 일제강점기 유럽에서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서영해 관련 자료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외교활동을 전개한 그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려통신사 관련 서류, 임시정부 요인들과 주고 받은 서신, 서영해가 쓴 원고와 유품 타자기 등 개인 자료들이 포함돼 독립과 외교는 물론 서영해 인물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 한 인물과 관련된 다종, 다양한 자료가 일괄 등록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서영해가 직접 사용했던 1940년대 모델의 언더우드 타자기. 부산일보DB 서영해가 직접 사용했던 1940년대 모델의 언더우드 타자기. 부산일보DB

서영해가 1929년 파리서 펴낸 장편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과 주변>. 부산일보DB 서영해가 1929년 파리서 펴낸 장편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과 주변>. 부산일보DB

이승만 대통령(왼쪽)과 함께 있는 서영해 선생. 부산일보DB 이승만 대통령(왼쪽)과 함께 있는 서영해 선생. 부산일보DB

2018년 부산 경남여고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 유물 기증식. 부산일보DB 2018년 부산 경남여고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서영해 선생 유물 기증식. 부산일보DB

2019년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서영해 자료 전시에 손녀인 스테파니 웡(왼쪽) 씨와 수지 웡 씨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부산일보DB 2019년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서영해 자료 전시에 손녀인 스테파니 웡(왼쪽) 씨와 수지 웡 씨가 직접 현장을 찾았다. 부산일보DB

서영해는 장편소설 <어느 한국인의 삶의 주변>, 한국 전래민담 <거울, 불행의 원인>, 단편소설 <구두장수의 딸>을 쓰며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문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해방 후 고향 부산으로 돌아와 프랑스어 교육과 강연 활동을 이어가던 중 정치 혼란, 남한 단독정부 수립 등을 지켜보다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부인 황순조(전 경남여고 교장)와 함께 경유지인 중국 상하이에 들렀다가 우여곡절 끝에 생이별했고 1956년 이후 소식이 끊겼다.

서영해라는 이름은 오랫동안 잊혔으나 부인 황순조 여사가 평생을 보관해 오던 서영해의 유품이 기증되면서 뒤늦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황 여사는 경남여고 재직 시절 국어교사로 함께 근무했던 류영남 선생(전 부산한글학회장)에게 자료를 맡겼고, 이후 류 선생은 34년간 자료를 보관하다 2018년 3월 경남여고 역사관에 기증했다. 이어 경남여고 역사관은 2019년 1월 부산박물관에 기증했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힘쓰셨던 서영해 선생의 자료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며, 부산박물관 소장품 중 최초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라며 “올해 6월 개최될 부산박물관 특별기획전 ‘광복의 시간, 그날을 걷다’와 8월 개최될 국가유산청 특별전시에 서영해 선생 관련 자료가 출품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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