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4-18 08:07:42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원하면 그는 바로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나라의 중앙은행장은 통화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독립적인 기구로 인정되는데 트럼프가 그의 사임까지 언급하고 나선데 대해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내가 그에게 (사임을) 요구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와 잘 맞지 않는다. 나는 그에게 그것을 알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느 시점에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을 문제 삼으며 “파월의 임기는 빨리 종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정이 항상 늦고, 틀리는 연준의 파월이 어제 또 하나의 전형적인 엉망진창 보고서를 냈다”며 “유가와 식료품 가격은 하락하고, 미국은 관세로 부유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16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미국이 발표한 관세 인상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높을 가능성이 크며, 이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개월 동안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은밀히 논의해왔으며, 파월의 임기 만료 전에 그를 쫓아낼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연준 이사(임기 14년) 중 1명이 겸임하게 돼 있는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이다.
미국의 법률 전문가들은 정책상의 이견을 이유로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할 법적 권한은 없다는 해석에 동의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명확한 판례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파월 의장은 내년 5월 그의 연준 의장 및 이사 임기가 동시에 종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