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이상 고액 자산가 3명 중 1명 코인으로 돈 번다

하나금융연구소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 발간
코인 평균 투자액 4200만 원 두 배 이상 증가
10명 중 6명은 “올해도 가상자산 계속 투자”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2025-04-16 15:04:00

10억 원 이상 고액 금융자산가 3명 중 1명은 가상자산을 투자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10억 원 이상 고액 금융자산가 3명 중 1명은 가상자산을 투자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10억 원 이상 고액 금융자산가 3명 중 1명은 가상자산에 투자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높은 변동성에도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코인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란 입장이다.

16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는 부자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3010명(부자 884명·대중부유층 1545명·일반대중 58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프라이빗 뱅커(PB) 인터뷰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부자는 10억 원 이상, 대중부유층은 1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 금융자산 보유자다.

보고서는 부자들의 자산관리 운영 방법을 비롯해 40대 이하 부자인 ‘영리치’의 자산관리와 가상자산 투자 행태에 대해 심층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영리치는 지난 5년간 평균 6% 이상 증가해 50대 이상 올드리치(연평균 3%)보다 2배 이상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영리치의 3년간 평균 자산은 60억 원대다. 금융자산은 절반인 30억 원을 차지했다.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은 41.7%에 달했다. 올드리치(38%)보다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경향을 보였다. 대출을 받은 비율은 35%를 넘어 올드리치보다 2배가량 많았다.

영리치의 투자 특징으로는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이란 점이다. 영리치 10명 중 8명은 주식(78.8%)을 보유했다. 이는 올드리치의 주식보유율(66.4%)보다 약 1.2배 높은 수준이다. 가상자산 보유율은 28.7%로 금융상품 중 가장 낮았지만, 올드리치(10%)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비중을 늘리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 방식과 투자자산으로서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중부유층과 부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상자산 보유 비중은 2022년 12%에서 2024년 18%까지 늘었다. 과거 가상자산을 보유했던 14%까지 더하면, 부유층 응답자 3분의 1은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한 경험이 있는 셈이다.

가상자산 평균 투자액은 약 4200만 원으로 과거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가상자산에 1000만 원 이상을 투자하는 부유층의 비율은 70%를 넘었다. 투자자 중 34%는 4종 이상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인 투자 방식으로는 목돈을 한 번에 투자하기보다 수시로 매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가상자산 인식과 관련해서는 설문 응답자의 약 70.4%가 ‘변동성이 도박처럼 커 위험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향후 성장 가능성을 전망해 포트폴리오 확대를 고려 중’이라는 응답 비율은 부자에서 21.5%, 부자 외에서 17.4%로 확인됐다. 투자자 대다수가 가상자산의 위험성에 동의하지만, 부자는 향후 성장 가능성을 더욱 고려하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현재 가상자산 투자자 10명 중 5~6명은 올해도 투자를 지속할 의향을 밝혔다. 3명은 중도적 입장이었다. 투자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1명에 그쳤다. 이들이 가상자산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수익률’이 49%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과거(59%)에 비해 이 비중은 줄었고, 대신 투자 접근성(21%→37%)이나 우호적 환경 등 성장 가능성의 영향(22%→34%)은 늘었다.

하나금융연구소 윤선영 연구위원은 “부자가 가상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점은 곧 해당 영역의 성숙을 의미한다”며 “부자들은 투자 전에 충분히 공부하고, 잘 아는 영역에 투자하는 경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영리치는 코인 투자를 포함해 투자 트렌드를 주도하고 올드리치보다 금융을 활용해 자산을 증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앞으로도 영리치가 부의 미래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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