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국 기자 ksk@busan.com | 2024-10-31 17:47:31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 의원이 학령인구 비율에 따라 상위권 대학 입학생을 선발하는 ‘지역비례선발제’ 공론화에 시동을 걸었다.
원자력발전소를 품고 있는 지역에 전기요금을 차등책정하는 ‘분산에너지법’에 이어 다시 한 번 수도권 집중화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박 의원은 31일 “전국의 고교 졸업생 중 서울 출신은 16%인데 서울대 합격생 중에는 32%가 서울 출신”이라며 “이건 대한민국 전체가 서울 중심, 강남 중심의 사회로 왜곡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대를 비롯한 이른바 SKY 대학의 입학 정원을 지역별 학령인구에 비례해서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비례선발제 논의는 지난 8월 말 한국은행에서 먼저 불씨를 댕다. 한국은행은 ‘이슈노트’를 통해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으로 지역비례선발제를 제안했다.
하루 앞선 30일에는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가 서강대 특별강연에 나가 대입제도의 변화를 제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평균적으로 지방 학생이 84%이고, 서울 학생이 16%정도인데 각 대학에서 비율에 맞춰 뽑아야 한다”며 “만병통치약은 아니겠지만 수도권 집중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한 결과를 보면 학령인구 비율에 맞춰 지난해 서울대 입학생 수를 재조정하면 서울에서는 입학생이 1306명에서 703명으로 줄어든다.
반면, 부산에서는 147명이던 서울대 합격자가 206명으로 늘어난다. 경남도 133명에서 248명으로, 울산도 50명에서 87명으로 각각 합격자 수 증가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비율로 서울대 입학생을 재조정하면 전국에서 서울과 세종, 대전에서만 합격자가 줄어든다는 게 박 의원실의 발표다.
박 의원은 “한국은행의 보고서를 보고 이 총재와 지역비례선발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공론화를 시작하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부의 대물림을 넘어서서 학벌의 대물림이 되지 않도록 대입제도에 변화를 주는 한편 지방의 교육환경이 수도권에 비해 마냥 불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전국의 학부모들에게도 각인해 줄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분산에너지법 역시 발의할 때만 해도 ‘과연 이게 가능할까’라고 다들 의문을 품었지만 결국 특화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았느냐”면서 “장단점도 있고 반론도 있겠지만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은 망한다는 데 공감하고 사회적 논의를 진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