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4-11-01 09:27:01
글로벌 불확실성과 역기저효과 우려 속에서도 지난달 수출이 3개월 연속 월별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13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10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4.6% 늘어나 견조한 증가 흐름을 보였다. 다만, 11월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에 변화가 예상되고 대외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수출 증가율이 3분기부터 둔화하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액은 역대 10월 중 1위 실적인 575억 2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6% 증가했다. 지난달 수입액은 1.7% 증가한 543억 달러였다. 이로써 지난달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작년 동월보다 16억 2000만 달러 증가한 31억 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해 6월부터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산업부는 "올해 8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수출을 견인한 것은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다.
하반기부터 글로벌 투자 업계 일각에서 '반도체 겨울론'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한국 수출의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25억 달러를 기록해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6년 만에 경신했다. 올해 들어 월별 반도체 수출액을 보면 1월(94억 달러)과 2월(99억 달러)을 제외하면 3월부터 110억∼130억 달러 안팎을 기록하며 탄탄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삼성전자 등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우려는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 쪽은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하 이후 빅테크 기업들이 본격적인 설비투자나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선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수출의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자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브리핑에서 "한국 기업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와 같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반도체 수출은 증가세가 계속 견고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도 작년 동월보다 5.5% 증가한 62억 달러로 집계돼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5.9% 증가한 19억 달러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대(對)중국 수출도 활기를 띠었다. 특히 10월에는 대중국 수출 품목 1·2위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0.9% 늘어난 12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9월(133억 달러)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치다.
양대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도 10월 중 최대실적인 104억 달러를 나타냈다. 대(對)미 수출은 15개월 연속 월별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중동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리스크 요인에 더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은 한국 수출에 불안감을 고조하고 있다. 특히, 월 수출 증가율이 지난 7월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이후 8월 11.0%, 9월 7.5%, 10월 4.6% 등으로 점차 낮아져 한국경제의 성장 엔진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김대자 실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했기 때문에 이번 달 발표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졌다"며 "과거처럼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은 쉽지 않지만, 한 자릿수 증가율이 결국 역대 최대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올해 정부가 내건 '수출 7000억 달러 달성' 목표치에 대해서는 "연초 매우 도전적으로 설정한 목표로, 현재 상황에서는 연말까지 7000억 달러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하지만 2022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기록(6836억 달러)는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661억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