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2024-11-22 10:06:42
발달장애가 있는 10살 손자를 둔 할머니가 손자의 유치원 시절을 정성껏 보살폈던 특수학교 선생님을 칭찬해 달라며 부산시교육청에 손 편지를 보내 화제다. 할머니의 요청을 받은 부산시교육감은 특수학교 선생님을 깜짝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미숙(68) 씨는 지난달 초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앞으로 편지 한 통을 보냈다. 김 씨는 자신을 발달장애 아동의 할머니라고 소개하며 편지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적었다. 김 씨는 편지에서 “한 분의 선생님을 말씀드리려 한다”며 부산 남구 대연동 구화학교에서 특수교사로 재직 중인 김가나(39) 교사를 언급했다. 김 씨는 “대연동 구화학교 김가나 선생님은 학생들에겐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선생님, 아이들에게 꿈과 엄마 품을…학부모에게는 희망과 안정감을 선사하시는 고마운 선생님이십니다”라고 정성스레 적었다.
김 씨는 이어 “교육열과 희생정신이 투철하신 선생님들께 고맙고 감사했습니다”며 “저희의 많은 칭찬보다 교육계의 어르신이신 교육감님의 칭찬이 큰 힘이 될 것 같아 펜을 들었다. 바쁘시더라도 교육감님께서 칭찬 한 번만 해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김 선생님의 보살핌을 받았던 당시 6살의 김 씨의 손자는 10살이 됐고, 김 선생님은 부산구화학교 유치원 교사로 계속 근무하고 있다.
편지를 받은 시교육청은 김 씨의 요청에 응답했다. 하 교육감과 시교육청 관계자들은 21일 오전 남구 부산구화학교를 방문했다. 하 교육감은 김 씨와 김 교사를 만나 감사의 인사와 선물을 전했다. 하 교육감은 구화학교 특수교사와 관계자들도 격려했다.
김 씨는 “교육청에서 연락이 와서 깜짝 놀랐다”며 “교육감께서 직접 학교에 방문하실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씨는 “아이들을 정열적으로 지도해주신 김 선생님의 선행이 미담으로 남을 것 같아 편지를 적었다”며 “다시 한번 김 선생님과 교육감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선생님은 “교육감과 할머니께서 직접 학교로 방문하실 줄은 정말 몰랐다”며 “할머니께서 저를 좋게 생각해주신 부분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선생님은 “할머니께서도 매일 손자를 유치원으로 등하원 시키시면서 수고가 많으셨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김 선생님은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손과 몸에 시시때때로 상처가 생기기도 하지만, 너무나도 아이들이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선생님은 특수교육에 대한 학부모와 교육계의 관심을 요청했다. 김 선생님은 “특수학교 유치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여전히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이 특수학교 유치원으로 와서 교육을 받으면 일반학교로 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김 선생님은 “예전보다 특수학교의 교육 환경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적정 교육 인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며 “특수학교 학생과 선생님들이 좀 더 행복한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하 교육감은 “교사의 의무를 넘어서 한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 가정에 희망을 전한 숭고한 사랑을 실천한 김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을 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