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2024-12-20 16:07:01
부산 커피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 교육 장소로 활용할 수 있는 ‘부산 커피 R&D 랩’이 부산 영도에 문을 열었다. 앞으로 커피산업 종사자나 시민이 이곳에서 커피 연구를 하거나 커피 교육을 들을 수 있어 부산 커피산업과 교육의 거점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오전 부산 영도구 봉래동 ‘끄티 봉래’ 2층. ‘부산 커피 R&D 랩’(이하 부산 커피랩)이 이날 문을 열어 랩이 갖춘 각종 장비에 대한 설명이 한창이었다. 이곳은 생두 수입 이력 추적부터 생두 보관과 커피 데이터 분석, 로스팅, 커피 추출, 커피 맛 분석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물류 기술사업화 협업 플랫폼 구축 사업’의 하나로 이곳에 부산 커피랩이 문을 열었다. ‘기술혁신 개방형 공유 랩’을 목표로 커피와 관련된 25종 27개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다.
부산 커피랩이 갖춘 장비를 시연한 (주)커피벤처혁신센터 오동준 이사는 “부산 내에서도 수질이 서면, 기장, 영도 모두 다른데 이곳에 오면 커피 추출에 최적화된 수질을 맞출 수 있는 장비를 비롯해 커피 추출과 분석에 관련된 장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면서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사용한 대회 공식 커피머신과 대회 기준에 맞춘 커피바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연습한 또 다른 세계 커피 챔피언 배출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부산 커피랩은 항온·항습 시설을 갖춘 생두창고, 전기식 로스팅 기계, 커피 측정기기 등을 보유해 커피 수입 이후 유통 이력 추적부터 커피 추출과 데이터 분석까지 모두 이곳에서 할 수 있다. 동아대 산학협력단, 스페셜티 커피 협회(SCA) 한국 챕터가 다양한 커피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영도에 부산 커피 거점 공간이 생기면서 무엇보다 커피산업 종사자의 관심이 높다. 모모스커피 전주연 대표는 “카페인 측정기 같은 쉽게 갖추기 어려운 장비도 갖추고 있어 부산 커피산업 종사자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 같다”고 전했다.
과기부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2곳도 부산 커피랩 설립을 계기로 본사를 옮기거나 자회사를 설립했다. 생두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에그스톤은 끄티 봉래에 최근 자회사를 냈다. 에그스톤 정지훈 대표는 “내년 부산 커피랩에서 생두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커피 옥션(경매)을 앞두고 있어 영도에 자회사를 세우고 거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부산테크노파크는 향후 이곳을 전국 최초의 ‘커피 캠퍼스’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높일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부산테크노파크 김형균 원장은 “어렵게 문을 연 커피랩인 만큼 부산의 주요 대학, 기업과 협업해 이곳을 커피 산업 전주기를 교육하는 커피 캠퍼스로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