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4-12-22 18:02:26
여야가 ‘내란 공범’ 현수막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야당이 국민의힘을 내란 공범으로 표현한 현수막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적 표현’으로 허용한 여파다. 국민의힘은 선관위를 향해 “편파적 행태”라며 “엄중 경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특히 선관위가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는 현수막을 불허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러니까 부정선거 의심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 권한대행은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 내건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 불참 정연욱도 내란 공범이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허용한 사실을 지적했다. 권 권한대행은 “아직 탄핵심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는데 선관위가 무슨 권한으로 탄핵심판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벌어질 것을 전제로 해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다시 한 번 중앙선관위에 엄중히 경고하고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권 권한대행은 정연욱 의원이 지역구에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게시하려고 했으나, 선관위로부터 ‘게재 불가’ 방침을 전달받은 사실을 부각시켰다. 권 권한대행은 “선관위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유죄판결이 확정돼 출마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상정하지 않았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러니까 선관위가 부정선거 의심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내란죄는 수사 중인 사건이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표결과 관련해 공범으로 처벌되지 않음은 명백하다”며 “그런데도 이 현수막 문구는 정치적 표현이라 허용된다고 하니 무죄 추정에 반해 이미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죄 확정판결을 받은 형국이 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범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탄핵소추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선관위가 탄핵 인용이라는 결과뿐 아니라 민주당 후보는 이재명이라고 기정사실화하는 가장 편파적 예단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중앙선관위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들을 강하게 처벌할 수 있게 법 개정을 준비하겠다고 한다”며 “법 개정을 주장하기 전 선거 관리의 신뢰를 잃은 것에 대한 자성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중앙선관위는 남을 탓하기 전에 나부터 먼저 돌아보는 ‘초상지풍’(초상지풍필언의 줄임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쓰러진다는 뜻)의 자세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아니면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