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 2024-12-22 18:10:01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경영권 분쟁의 결과에 업계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임시 주총은 다음 달 23일 열릴 예정으로, 고려아연은 이르면 23일 소집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확보한 지분으로는 MBK·영풍 연합이 앞선다. MBK와 영풍은 주식 총수는 40.97%를 확보했다. 자사주 제외 의결권 주식 총수 기준 46.7%로 전체 주식의 과반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윤범 회장 측은 34% 안팎, 의결권 기준으로는 39~40% 수준으로 추산된다. 양쪽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선택이 승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윤범 회장 측은 MBK 주요 경영진의 ‘외국인’ 문제와 비밀유지계약(NDA) 위반 등을 거론하며 자사 경영권 방어의 명분에 집중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은 하이니켈 전구체 기술 등을 근거로 사실상 외국 자본인 MBK의 손에 고려아연이 넘어가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핵심기술과 전략기술보유자에 대해 외국인 투자를 제한한 국가첨단전략산업법과 산업기술보호법을 거론한 것이다.
실제 MBK의 김병주 회장을 비롯해 대표 업무 집행자인 부재훈 부회장이 미국인이고 주요 주주가 외국인으로 이뤄져 있다. 앞서 MBK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다 철수한 것 역시 국토교통부가 MBK 주요 경영진이 외국인이라는 점에 난색을 표해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비밀유지계약 위반 의혹도 MBK를 난감하게 하는 부분이다.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가 비밀유지계약을 어기고 과거 자사를 대상으로 한 신규 투자 검토 목적으로 제공받았던 자료를 거꾸로 자사 경영권 접수 시도에 활용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냈다.
이에 대해 MBK 측은 “고려아연에 투자하고 있는 주체인 ‘MBK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는 국내 법인이다. 한국 국적의 파트너와 임직원이 MBK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주주”라고 반박했다. 또 “투자를 검토한 ‘스페셜 시츄에이션스’ 부문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는 ‘바이아웃’ 부문이 상호 정보교류가 차단된 채 운영되고 있다”며 비밀유지 위반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