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3-30 19:18:00
한국야구박물관(야구명예의전당) 건립 공사가 마침내 오는 5월 시작된다. 사업 추진 14년 만이다. 우리나라 야구 중심지는 물론 ‘야구 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관광 랜드마크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다.
부산시의회는 지난 25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부산시가 제출한 2025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 이번 추경예산안에는 한국야구박물관 공사비 50억 원도 포함됐다. 부산시의회가 한국야구박물관 공사비를 승인한 것은 부산이 2011년 사업을 유치한 이래 처음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1년 한국야구박물관을 만들기로 하고 전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공모에 나섰다. 부산은 서울, 인천과 경쟁한 끝에 사업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은 부산시, 기장군, KBO가 체결한 업무협약에 따라 진행된다. 부산시는 건물 공사비를 내고, 기장군은 설계와 공사 및 운영을 담당한다. KBO는 각종 행사 진행은 물론 자료 전시와 연구, 교육 등을 맡게 된다.
공사비가 책정됨에 따라 한국야구박물관 공사는 오는 5월 시작된다. 기장군이 담당한 설계는 이미 완료됐다. 공사에는 1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본다. 내년 5~6월에는 건물이 준공된다. 내부 전시 시설 공사까지 마무리하면 내년 연말에 개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야구박물관 사업 공사비 추경 편성에 발맞춰 KBO는 한국야구박물관 로고를 발표했다. 야구공이 날아가는 잔상을 모듈화해 디자인했다. 또한 야구공이 태극 모양과 유사하다는 점을 반영하고 이를 통해 한국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부산시 체육정책과 체육시설팀 이성훈 팀장은 “우리나라에 최초로 건립하는 한국야구박물관은 3자 협업 사업이다. 제대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오래전부터 형성됐고, 일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기장군 전략사업추진단 한국야구박물관팀 이정재 팀장은 “한국야구박물관 주변에는 야구장이 있고, 올여름에는 야구체험관이 개관한다. 야구광장과 유스호스텔도 건설할 예정이다.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야구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야구박물관은 앞으로 두 가지 역할을 하게 된다. 먼저 야구 발전에 기여한 전설적 야구인을 투표로 뽑아 이름을 명패에 새겨 영원히 헌액하는 제도·시설인 야구명예의전당 역할이다. 첫 야구인 명단 헌액식은 부산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가 전국 유명 야구인이 모두 모일 헌액식 예산을 계속 지원한다면 영원히 부산에서 열릴 수도 있다.
한국야구박물관은 이름 그대로 야구 관련 자료를 모아 전시하는 박물관 역할도 하게 된다. 박물관을 관리하는 전문 학예사가 파견돼 일을 맡는다.
야구명예의전당이 처음 생긴 것은 1936년 미국이었다. 1939년에는 뉴욕 인근 쿠퍼스타운에 ‘전국 야구명예의전당 박물관’이라는 시설이 생겼다. 쿠퍼스타운 인구는 2000명이 안 되는데 해마다 야구명예의전당을 보러 30만~40만 명이 찾아간다고 한다. 지난해까지 총 방문객은 1900만 명이었다.
이정재 팀장은 “한국야구박물관이 생기면 기장은 물론 부산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