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후보 부산 공약 점검] 효과 기대되나 우선순위 ‘의문’

가덕신공항 책임 완공도 약속
‘산은 이전 외면 만회용’ 지적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2025-06-01 20:30: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달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방문해 해양 수도 부산 공약을 약속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달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을 방문해 해양 수도 부산 공약을 약속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부산 지역의 묵은 숙원 사업을 공약으로 내놓는 ‘공약 승부수’를 던졌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공약을 필두로 부산 해사법원 설립과 HMM 포함 100대 기업 유치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공약 발표 직후 HMM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고 공약집에 명시하지 않는 등 논란이 잇따랐다. 이후 가덕신공항 책임 완공과 동남투자은행 설립을 깜짝 발표하며 PK 여론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의 대표 부산 공약은 ‘해수부 부산 이전’이다. 해수부 이전을 통해 해양정책의 결정과 집행을 일원화해 정책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또한 부산의 ‘해양수도’ 정체성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선 해수부 이전 외에도 HMM 등 해운 대기업 이전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부산의 숙원사업이었던 해사법원 이전도 함께 약속했다.

이 후보는 부산 공약 키워드로 ‘북극항로 개척’도 앞세웠다. 북극항로 개척의 중심축을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부울경에 두고 부울경을 육해공 물류 융합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인프라와 산업 연계를 바탕으로 한 ‘e스포츠 중심지 육성’도 공약으로 내놨다.

부울경 30분대 생활권 실현을 위해 GTX급 광역교통망 완성도 약속했다. 부전역~마산역 복선전철의 조기 개통과 함께 비수도권 광역철도 선도 사업인 부산~양산~울산선 건설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약 직후 HMM 이전을 둘러싸고 일부 노조가 “이전 여부에 대해 내부 동의한 적 없다”고 즉각 반발하고 HMM 공약 철회 소동이 벌어지는 등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해사법원 부산 이전 공약을 두고도 유치전을 벌이던 인천에서 반발하자, 인천 공약에서도 ‘해사법원 인천 이전’을 공약해 “양원화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기도 했다.

HMM 이전 등 부산 공약이 부산 선거의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이 후보는 직접 “국민이 원한다면 부산 이전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공약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가덕신공항 책임 완공’ 입장을 밝혔다. 최근 현대건설의 가덕신공항 사업 철수로 완공이 불투명해지자 이 후보가 ‘책임 완공’을 못 박으며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이어 다음날인 1일, 부산 유세를 앞두고 이 후보는 부산에 동남투자은행 설립을 공약했다. 초기 자본금은 3조 원 규모로 중앙정부와 지자체, 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공동 출자해 조성한다고 부연했다.

이같은 막판 ‘공약 선물’은 앞선 부산 공약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고 흔들리는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 후보가 약속한 동남투자은행이 실현될 경우 부산이 금융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변곡점으로서 파급력이 클 거라는 기대가 모이고 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PK 지역에서 이 후보의 승부수 공약이 효과적인 여론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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