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6-03 21:57:02
SK텔레콤의 유심 교체자가 하루 10만 명대로 떨어졌다. 지난달 중순 하루 30만 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유심 교체가 늦어지면 신규 가입자 유치 재개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입자 지키기’에 비상에 걸린 SK텔레콤이 신규 영업 재개 직후 곧바로 ‘보조금 전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2일 하루 유심을 교체한 가입자는 14만 명이다. 주말이었던 지난 1일과 지난달 31일은 각각 6만 명과 14만 명이 유심을 교체했다. SK텔레콤의 하루 유심 교체자 수는 지난달 19일 이후 지난달 26일까지 평일 기준 하루 30만 명을 넘겼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하루 유심 교체자가 28만 명으로 줄었고 이후 평일에도 10만 명 수준으로 내려갔다. 유심 교체자 수 감소는 SK텔레콤의 유심 확보량, 예약자들의 교체 의지 등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유심 교체자 수는 SK텔레콤의 영업 재개 시점과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다. 정부는 유심 교체자 수를 보고 영업 재개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상임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SK텔레콤 신규 영업 재개 시점에 대해 “유심을 교체하겠다는 수요자들의 숫자를 만족시켜야 한다”면서 “(전체 가입자) 2400만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약한 사람 800만까지는 일단 다 (교체) 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유심 교체자는 지난 2일 기준으로 누적 589만 명으로 집계됐다. 예약하고 교체를 기다리는 가입자는 334만 명이다.
SK텔레콤으로서는 6월 중으로 유심 교체 예약자에 대해 모두 교체를 진행, 영업 재개 허가를 받아내야 하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가입자 44만여 명이 빠져나가 ‘가입자 지키기’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에서 KT, LG유플러스, 알뜰폰(MVNO)으로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 수는 44만 490명으로 전년 동기(13만 3684명) 대비 3배나 늘었다.
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이 영업 재개 허가를 받은 이후 오는 7월 22일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공식 폐지되면 통신 3사의 보조금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통신 3사가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보조금 경쟁을 벌일 경우 SK텔레콤이 불리할 것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텔레콤에 대해 “유심 교체 관련 비용이 2분기에 발생하고 가입자 순감으로 이동전화 서비스 매출액이 감소하겠지만 마케팅 비용 감소 폭을 동시에 고려하면 2분기 실적 쇼크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