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패배 후폭풍…김문수 큰절 사죄 “당내 민주주의 무너져”

김문수 선대위 해단식서 대선 패배 ‘큰절’ 사죄
“깊은 성찰과 개혁 필요”
당 지도부 사퇴 주장 나왔으나 거취 침묵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2025-06-04 19:05:45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 도중 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 도중 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대선 이튿날인 4일 패배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이날 국민의힘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는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더불어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 등 반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계엄·탄핵 정국이라는 어려운 구도에서 치러진 대선이지만 3년 만에 정권을 내준 충격 속에 당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쇄신론이 분출하는 모습이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오늘 이재명 대통령 취임식을 보며 제가 정말 너무나 큰 역사적 죄를 지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도운 의원들과 당원들을 향해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그러면서 “우리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느냐, 또는 누구를 우리가 공직 후보자로 뽑느냐(에서) 민주주의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며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방식으로 공직 후보를 뽑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후보 단일화를 시도했던 당 지도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아직 숨을 못 쉰다는 점에서 깊은 성찰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국민 전체를 아우르는 대중정당으로, 미래를 말하는 합리적 보수로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당의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로 보여주신 다수 국민의 열망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내년 지방선거, 다음 총선에서도 같은 성적표를 받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오늘 해단식은 새로운 시작이다. 무너진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출정식”이라고 했다.

공동선대위원장들도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패인이 있겠지만, 저는 우리 당이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서 적이 아닌 내부를 향해 싸우는 모습은 절대적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분열, 분열’ 말로만 하지 말고 민주당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한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재 행태는 계속될 것이다. 이 가운데서 우리가 야당으로서 존재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더 처절하게 더 치열하게 국민의 마음을 받들고 또 야당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저는 우리 당의 정체성과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부터 필요하다”고 했다.

친한계를 중심으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대선 패배 책임 차원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라 터져 나왔다.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용태 비대위는 즉시 해체하고 대선판을 협잡으로 만들었던 권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새 원내지도부를 꾸려 우리 당의 진로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국 의원은 권 원내대표를 겨냥해 "이제 정말 떠날 때다. 오늘을 넘기지 마시라"고 했고, 김소희 의원도 "그동안 선거를 이유로 사퇴를 미뤄온 권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즉각 용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거취 압박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유보했다. 이날 박대출 사무총장 외에 사의를 밝힌 지도부 인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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