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7-30 18:20:34
2026년 부산시장 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에서는 하마평만 무성할 뿐 현직인 박형준(사진) 부산시장 외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는 후보는 아직 없는 모습이다. 박 시장의 무난한 본선행이 예상되는 대목이지만 그 득실을 두고는 해석이 엇갈린다.
3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르면 다음달 중하순께 정무 라인을 대거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안은 검토 중인 상황이지만 기존 정무직 인사들에 더해 추가적으로 보강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이는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게 부산 정가 중론이다.
이처럼 박 시장이 지방선거 채비에 분주한 모습인 반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군에 오르내리는 다른 인사들은 아직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박 시장을 상대하기 쉽지 않은 까닭에 출마 자체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내년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로는 박 시장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를 두고 지역 야권에서는 이러한 박 시장의 독주가 본선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경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보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부산에서는 매 지방선거에서 본선 못지않게 경선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져 왔다. 이는 고소·고발전으로 이어지며 최종 후보 확정 이후에도 후유증이 있어왔고 이는 각 후보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 실패로 이어지기도 했다. 박 시장이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유력 주자 자리를 내년까지 견고하게 유지한다면 이러한 경우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총공세가 펼쳐질 전망이어서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통상 경선을 통해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지지층의 관심도가 높아지는데, 내부 경쟁이라는 이벤트가 없거나 혹은 박 시장의 압도적 승리로 흥행에 실패한다면 본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의 한 국민의힘 소속 지방의원은 “어찌됐든 부산시장 후보가 내년 부산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얼굴이 될 예정인데, 지지자들로부터는 물론 시민들에게도 관심을 받지 못하면 기초단체장, 광역·기초 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치열한 분위기에서 후보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야 시민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시장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는 게 상수로 여겨진다는 점도 국민의힘 입장에서 부담이다. 민주당이 박 시장을 상대로 한 선거 전략을 일찍부터 꼼꼼하게 준비할 수 있어 다양한 프레임으로 공세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부산 여권은 박 시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선 7기 1년(보궐), 민선 8기 3년 등 총 4년간 진전이 없거나 실패한 시정 핵심 사업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형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주목도를 최대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 민주당은 이미 박 시장을 상대 후보로 여기고 각종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박 시장은 물론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곤욕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부산시장 후보들이 실제로 나설지 모르겠지만 박 시장의 무난한 본선행은 국민의힘에 호재만은 아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