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5-07-07 18:35:08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일정을 확정했지만 제1야당 의석 15%를 차지하는 부산 인사들은 전당대회에서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산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개헌 저지선 사수에 힘을 실었지만 정작 지역 정치인들은 중앙 무대에서 두각을 보이지 못해 아쉬움이 커진다.
7일 부산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역은 물론 당내에서 최다선인 조경태 의원이 가장 먼저 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이 국민의힘에서 3번째 당대표 도전인 그는 앞서 2021년과 2023년에도 전당대회에 출마한 바 있다. 당시 두 차례 모두 수행하는 보좌진 없이 운동화 차림으로 가방을 들쳐메고 전국을 돌아다녀 깜짝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2021년에는 예비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으며 2023년에는 최종 득표율 2.81%에 그쳤다.
21대 대선 후 진행되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그의 선전을 전망하는 이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지난달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 당내 한 계파의 수장인 한동훈 전 대표,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나경원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인사들의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까닭이다.
또 조 의원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만큼 한 전 대표 출마 땐 친한계 내부에서 '교통 정리' 주장이 제기될 수 있어 보인다. 이렇게 되면 출마를 강행하더라도 유의미한 득표율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의원 외 다른 부산 국민의힘 현역 중에서는 아직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이들이 없다. 전통적으로 초재선이 주로 맡아 온 최고위원에도 12명의 부산 초선(곽규택 김대식 박성훈 서지영 정성국 정연욱 조승환 주진우), 재선(김미애 박수영 백종헌 이성권 정동만) 도전자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김민석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대여 저격수’로 급부상하며 주목 받은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등판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무게가 실린다. 김 총리의 인사 청문 국면이 끝났지만 여전히 외부적으로 맹공을 받고 있는데, 이를 두고 야권 지지층 내에서는 주 의원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연일 부산을 향해 구애를 펼치고 있는 여권과도 대조되면서 국민의힘을 향한 보수 지지층 내 불만 목소리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과거 당대표, 원내대표, 국회의장 등 줄줄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을 배출한 보수 정당이 지금에 와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정치권 쇄신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그간 부산 시민들이 보수 정당에 많은 힘을 실어줬지만 나날이 쇄락하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가 당장 국회의원들에게는 관계가 없어 보일지 모르겠지만 3년 뒤 총선에서 회생 자체가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