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7-20 16:23:10
더불어민주당 8·2 전당대회 지역 순회 경선 둘째 날인 20일 영남권 경선에서 정청래 후보가 충청권 경선에 이어 박찬대 후보를 앞섰다. 전국적 폭우 피해로 온라인으로 대신한 이날 합동 연설회에서 두 후보는 각자 이재명 대통령의 ‘방패’와 ‘발’ 역할을 자처하며 명심 대결을 펼쳤다. 정 후보가 잇따른 두 경선에 압승하며 전대 초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전국 경선 두 번째 지역인 영남권(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합동 연설회를 열고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투표 결과 정 후보가 62.55%의 득표율로 박 후보(37.45%)에 약 25%포인트(P) 앞섰다. 이는 전날 충청권에 이은 정 후보의 두 번째 압승이다. 전날 전국 경선 첫 지역인 충청권 경선에서도 정 후보는 62.77%의 득표율로 37.23%를 득표한 박 후보를 25%P 가량 앞서며 크게 제쳤다.
민주당은 이날 부산에서 현장 순회 경선을 계획했으나 전국적인 폭우 피해와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설회를 하고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 대통령과 20년 지기 정치적 동지로 얼굴, 눈빛을 보지 않아도 같은 공간에 있지 않아도 이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3년 전부터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당대표를 꿈꿨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강점으로 내세운 전투력을 부각했다. 정 후보는 “싸움은 제가 할 테니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일만 하십시오”라며 “궂은일, 험한 일 싸울 일은 제가 하겠다. 협치, 통합, 안정의 꽃과 열매는 모두 대통령의 공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영남 민심을 향해선 “당내 영남 인재 발굴 등 당내 지역인재 특위와 지구당을 부활시키겠다”며 “지방선거 승리 위해 공정한 경선을 하고 억울한 컷오프를 없애겠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이 대통령의 ‘발’을 자처하며 현장 중심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폭우 피해를 언급하며 “국민의 고통을 정치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철학”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다 가 볼 수 없는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당 대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영남권 발전 공약에 대해서는 “부울경 메가시티를 완성하고 한 시간 광역 교통망을 반드시 열겠다”며 “부산 해수부 공공기관 이전, 울산 AI 특화 도시 추진, 경남 국제물류 허브, 대구 문화예술 수도 프로젝트, 그리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까지 하나하나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충청권에 이어 영남권에서도 정 후보의 승리가 확인되면서 정 후보 대세론이 굳혀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험지’로 꼽히는 영남권에서의 승리는 다른 지역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민주당 대표 선거는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투표 55%, 일반국민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지역 순회 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된다. 권리당원을 제외한 대의원·일반국민 투표 결과는 전국 순회를 마친 뒤인 8월 2일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