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로 휴교하는 부산 원도심 중학교… 학생·학부모 ‘청천벽력’

영도구 신선중, 내년 신입생 미모집
2028년 휴교… 신축 이전해 재개교
폐교와 달리 휴교는 지원 근거 없어
학부모 “교육의 질 저하될 것” 반발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2025-09-10 15:09:07

부산 영도구 영도제1재정비촉진5구역 위치도.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 영도제1재정비촉진5구역 위치도.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의 한 중학교가 재개발 사업으로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학교는 2028년 휴교에 들어간 뒤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신축해 재개교할 계획이다. 그러나 폐교가 아닌 휴교인 탓에 전학이 보장되지 않고,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의 질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영도구 신선중학교는 2026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고, 현재 1학년이 졸업하는 2028년 2월까지만 운영한 뒤 같은 해 3월부터 휴교에 들어간다. 현재 신선중에는 202명이 재학 중이며, 학년별로는 1학년 69명, 2학년 59명, 3학년 70명이다.

휴교 결정의 배경에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 있다. 신선중은 영도제1재정비촉진5구역에 포함돼 있으며, 2033년까지 4051세대 규모의 주택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시교육청은 학생 안전과 학습권 보호를 위해 휴교 결정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07년부터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시설 투자가 제한돼 학교가 낙후됐고, 공사가 본격화되면 소음과 분진, 통학 여건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신선중은 정비사업 일정에 맞춰 인근에 새 건물을 지은 뒤 재개교할 예정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갑작스러운 휴교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입학한 1학년 학부모들의 불안이 크다. 앞으로 신입생이 없는 상태에서 3년을 보내야 하는데, 해마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교사 수 감소 등 교육의 질이 전반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1학년 학부모는 “입학 전에 휴교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고, 지난 7월 31일 열린 서부교육지원청 설명회에서야 처음 알았다”며 “신입생을 받지 않으면 학습권 침해와 교육환경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휴교는 학생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같은 학군의 다른 중학교로 전학도 불가능하다.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학교마다 교육 과정이 달라 내신 산출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폐교는 학부모 과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휴교는 이런 절차조차 규정돼 있지 않다.

부산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양준모(영도2) 의원은 “재개발 등 외부 요인으로 휴교 결정이 불가피한 측면은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일 수밖에 없다”며 “폐교는 정부 특별교부금이나 인근 학교 재배치 등 지원이 뒤따르지만, 휴교에는 법적 지원 근거가 없어 학습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학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사 수급 문제는 다음 달 교육부 정원 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확답하기 어렵지만, 교육청 전 부서가 협력해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며 “휴교 사유가 재개발인 만큼 조합과도 학생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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